by안승찬 기자
2009.02.13 06:00:00
이윤호 장관 내달 중동서 투자유치 활동 계획
"조선 관심 많아..10% 이상 지분 매각 가능"
산업은행 등 민영화대상도 외국인 지분매각 추진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대우조선해양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20% 가량을 중동의 국부펀드에 매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를 위해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내달 직접 중동을 방문할 예정이다.
13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등 12개 부처와 16개 시도 외국인투자위원회 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09년 제1회 외국인투자위원회`를 개최하고, 올해 총 125억달러 규모의 투자유치 목표를 위한 외국인투자촉진시책을 의결했다.
이윤호 장관은 이날 위원회에서 "외국인 투자의 증가는 우리 경제의 견실성을 알린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규제개혁 가속화를 통한 투자환경 개선, 노사문화의 선진화,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외국인투자촉진시책에는 연내에 매각 가능한 투자유치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프로젝트별 태스크포스팀 구성을 이달중 마무리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외국인에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대상에는 공적 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042660)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비롯해 민영화 대상인 산업은행, LG파워콤(045820) 등 공기업 출자지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수 지경부 투자정책관은 "외국인 지분 매각 대상이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각 부처별 의견을 종합해 우선 가능한 것부터 해외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는 한화와 매각협상이 결렬된 대우조선해양과 한국항공우주산업 등에 대해서는 중동의 국부펀드에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 지경부 장관은 내달 직접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지역을 방문해 투자 유치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지경부 고위 관계자는 "중동 국부펀드들의 경우 풍부한 오일머니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산업기반이 취약해 대우조선해양과 한국항공우주산업 등에 관심이 높다"며 "경영권을 넘겨주지 않는 범위에서 상당한 지분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동의 국부펀드들의 경우 대우조선해양 등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석유산업과 관련이 깊은 조선산업의 경우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어 상품성도 높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투자공사 모하메드 알 샤이바니 사장은 지난해 방한해 청와대 고위급 인사에게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방산업체로 분류되기 때문에 외국인 지분보유가 10%로 제한되어 있지만 지식경제부 장관의 승인이 있을 경우 외국인 보유지분 한도는 늘어날 수 있다. 정부는 외국인 지분제한을 예외적으로 늘려주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방산업체지만 지경부 장관의 승인이 있을 경우 10% 이상의 지분매각도 가능하다"며 "20% 가량 지분을 매각해야 중동쪽에서도 관심을 보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경부는 이미 외국인 투자가 제한되어 있는 업종을 완화해주는 방안에 대해 관계 부처와 협의에 들어간 상태다. 내년에는 단계적으로 개방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전 부처의 외국인 투자유치를 독려하기 위해 부처별 투자유치와 제도개선 실적을 분기별로 점검해 연말 기관 및 기관장 평가시 반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