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ABS 발행 급증…원인은 `금리`

by김수미 기자
2008.07.30 06:00:19

고정금리 `보금자리론` 판매 증가로 MBS 발행 `껑충`
유동성 부족 은행들 자금조달 다양화 차원도
부동산 경기 악화로 부동산PF는 감소

[이데일리 김수미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액이 주택저당증권 발행 증가의 영향으로 20% 이상 급증했다.

▲그래프1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ABS의 발행총액은 11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22.5% 증가했다.

은행 및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저당증권(MBS)의 발행 규모가 2조4000억원 급증한 영향이 컸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변동 금리 상품에 대한 이자 부담이 커지자 고정금리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장기 고정금리 상품인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판매 실적이 크게 늘었다"며 "대출 상품을 많이 판매한 주택금융공사가 대거 유동화에 나서면서 MBS 발행액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주택금융공사의 MBS 발행액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4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그래프2

 
 
 
 
 
 
 

 
 

주택금융공사의 고정 금리 주택 대출 상품인 `보금자리론`은 소비자들의 장기 고정금리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올 들어 전년에 비해 두 배 가까운 판매량을 보였다.(☞참고기사: 2008.05.13 11:30, 보금자리론 올해 누적판매 2조 육박)

국내 은행권의 해외MBS 발행 활성화도 상반기 ABS 발행액 증가의 원인이 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머니무브` 등 자금 이동으로 유동성 부족에 직면한 시중 은행들이 은행채나 CD 외에 새로운 자금 조달 수단을 찾고 있다"며 "자금 조달 수단 다양화 차원에서 주택저당채권을 활용한 자금조달 방식을 택한 은행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존의 SC제일은행 외에 신한은행, 국민은행(060000), 한국씨티은행 등이 새롭게 해외MBS를 발행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히 최근에 스왑베이시스가 역전되면서 국내외 금리차를 이용해 해외에서 달러를 조달해 국내에서 원화로 스왑할 경우 금리차만큼 자금 조달코스트를 떨어뜨릴 수 있게 됐다"며 "이로 인해 국내 은행들이 해외 MBS 발행을 늘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역시 시중금리 상승으로 여신전문금융회사들이 상대적으로 저리자금조달이 가능한 해외ABS 발행을 늘리면서 카드채권ABS와 오토론ABS 등의 발행 규모가 약 1조2000억원 증가한 것도 상반기 ABS 증가의 또 다른 이유다.

최근 신용카드 사용실적이 증가 추세에 있는데다 카드채 발행보다 카드채권ABS 발행이 조달비용 면에서 유리해지면서 카드회사의 해외ABS 발행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또 자동차할부금융 취급실적이 증가하면서 할부금융회사 및 리스회사의 자동차금융채권(오토론)ABS 발행도 늘었다.

반면, 부동산개발사업의 자금조달 목적으로 발행된 부동산PF ABS 발행은 5240억원에 그쳐 1년 만에 절반 가까이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