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호재에 상승세 탄 대화제약, 연매출 2000억 눈앞[바이오맥짚기]
by유진희 기자
2025.03.14 09:34:42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11일 국내 증권시장에서는 대화제약(067080), 대봉엘에스(078140) 등이 큰 상승세를 보이며, 제약·바이오 기업의 저력을 증명했다. 양사는 각각 중국 수출과 비만치료제 성과 등 확실한 호재에는 시장이 외면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 대화제약의 최근 주가 추이. (자료=KG제로인 엠피닥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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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제로인 엠피닥터(MP DORTOR·옛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국내 주가 상승률 톱15에는 대화제약, 대봉엘에스와 휴온스글로벌(084110)이 포함됐다. 각각 전일 대비 15.67%(종가 1만 5720원), 29.96%(1만 6960원), 15.26%(4만 1550) 오른 주가로 장을 마쳤다.
특히 대화제약은 전날 상한가(29.92%)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제약·바이오 부문의 건재함을 자랑했다. 이데일리 프리미엄 제약·바이오 콘텐츠 서비스 팜이데일리의 유료 기사 ‘“글로벌 최초 마시는 항암제 본격 판매”…대화제약, 中금맥 캔다’가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기사는 지난 10일 오전 9시 31분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 무료 공개된 바 있다.
기사에 따르면 대화제약은 중국 파트너기업 하이흐바이오파마(Haihe Biopharma)를 통해 현지 판매사 쓰리에스바이오(3S BIO)와 함께 지난달 중순부터 리포락셀을 판매하고 있다. 앞서 하이흐바이오파마는 지난해 9월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NMPA)으로부터 리포락셀의 위암 치료에 대한 시판허가 승인을 획득했다.
리포락셀이란 글로벌시장 규모 5조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항암치료제 탁솔(성분명 파클리탁셀, 정맥주사제)의 경구용 제제이자 개량신약이다. 탁솔은 글로벌 빅파마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개발·시판해 30년 이상 꾸준히 사용됐다. 대화제약은 대화 지질기반 자체유화 약물전달체계(DHLASED) 플랫폼 기술을 리포락셀에 적용했다.
리포락셀은 기존 정맥주사제의 단점을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정맥주사제의 경우 용해제(용액을 만들때 용질을 녹이는 액체)나 주입기 등 약제 복용의 보조기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하지만 리포락셀은 마시는 제제인 만큼 용해제와 보조기구가 전혀 필요 없다. 정맥주사제 처치에 필요한 전처치(과민반응억제제 외 약제로 투약 하루 전 입원해 복용 필요)도 필요하지 않다.
리포락셀은 대화제약의 연매출 2000억원 달성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화제약이 거둔 지난해 매출(1414억원)에는 이미 리포락셀의 실적도 포함됐다. 대화제약의 리포락셀 중국 시판 승인에 대한 라이센싱 기술료는 2500만 달러(약 360억원)다. 현재까지 누적 기준 1300만 달러(190억원)를 수령했다.
더불어 대화제약은 추가 마일스톤과 함께 리포락셀 러닝 로열티를 시판 후 10년간 지급받을 예정이다. 추가적인 매출도 기대된다. 대화제약은 리포락셀의 적응증을 위암에서 전이·재발성 유방암까지 확대해 중국 항암제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방침이다.
대화제약 관계자는 “글로벌 2위 제약·바이오 시장인 중국 시장은 대화제약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거점이 될 것”이라며 “리포락셀의 추가 적응증을 통해 실적 확대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대봉엘에스의 최근 주가 추이. (자료=KG제로인 엠피닥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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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봉엘에스는 비만치료제 성과로 이날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11일 대봉엘에스는 ‘2025 기술사업화 비즈니스 교류’ 행사에서 인도 ‘쉴파 파마 라이프사이언스’(Shilpa Pharma Lifesciences Limited)와 기술사업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만치료제 ‘리라글루티드’의 위탁개발생산(CDMO)에 대해서다.
앞서 대봉엘에스는 32개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타이드 의약품 리라글루티드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관련 특허 4건을 보유하고 있다. 대봉엘에스 합성 펩타이드 기술력과 쉴파 펩타이드 의약품 제조 역량을 결합할 경우 비용 절감과 수율 향상, 높은 순도, 품질 개선 등이 기대된다. .
리라글루티드는 ‘GLP-1 RA’ 계열 비만·당뇨치료제로 체내 인슐린 분비 조절과 식욕 감소를 통해 치료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약물이다. 최근 비만치료제 시장은 GLP-1 계열 치료제가 주목받고 있다.
이날 대봉엘에스가 비만치료제로 성과를 나타내며, 휴온스글로벌 등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들도 조명을 받았다. 휴온스글로벌의 비만치료제 개발은 자회사인 휴온스(243070)와 휴온스랩 등이 앞장서고 있다. 휴온스는 지난해 8월 비만치료제 연구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후발주자이지만 산업통상자원부가 휴온스 중앙연구소의 경구용 펩타이드 의약품을 ‘2024년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패키지형) 과제로 선정했을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휴온스랩은 지난해 비만 및 당뇨병 치료 후보물질인 ‘HLB1-015’을 특허 출원했다.
업계 관계자는 “2030년 100조원 규모로 커지는 비만치료제 시장에서는 차별점만 있다면 후발주자들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며 “다만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가능한 회사를 중심으로 투자해야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