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진수 기자
2025.02.18 09:07:49
모달리티의 ADC, 더 높은 가치 인정 받아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최근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가장 뜨거운 섹터로는 항체약물접합체(ADC)와 비만 치료제가 첫선에 꼽힌다. 특히 ADC는 파이프라인 뿐 아니라 모달리티(치료접근법)로써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급격하게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ADC의 경우 기존 암 치료제로 개발 뿐 아니라 최근에는 치매 또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도 개발되고 있다. 특히, ADC 기술은 다양한 확장성을 가지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비만치료제 보다 더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기관인 이밸류에이트에 따르면 ADC 시장 규모는 2023년 14조4000억원에서 2028년 40조3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글로벌 비만치료제 현황과 개발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비만 치료제 시장은 26조원에 달했다. 연평균 14.4% 성장해 2028년에는 54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무대에서는 다이이찌산쿄와 노보 노디스크가 각각 ADC 분야와 비만치료제 분야를 이끌고 있다. 다이이찌산쿄는 아스트라제네카와 ADC 신약 엔허투를 개발했으며 엔허투 연매출은 3조원을 넘어섰다.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등에 업고 시가 총액 565조원으로 2023년 9월 기준 유럽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기업으로 등극했다.
국내로 눈을 돌리면 리가켐바이오가 ADC 대표 플레이어로 꼽힌다. 리가켐바이오는 ADC 플랫폼 기술 ‘컨쥬올’(ConjuALL)을 바탕으로 20개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리가켐바이오의 누적 기술수출 금액은 10조원에 달한다. 지놈앤컴퍼니는 지난해 6월 스위스 제약사 디바이오팜에 ADC용 항체 ‘GENA-111’를 586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하면서 ADC 분야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비만치료제 분야에서는 한미약품과 디앤디파마텍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미약품은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 선두주자인 ‘에페글레나타이드’에 이어 비만치료 삼중작용제 ‘HM15275’, 근육 증가와 체중 감량이 동시에 가능한 신개념 비만치료제 ‘HM17321’를 보유 중이다.
디앤디파마텍은 2023년 DD02S를 포함한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2종을 미국 멧세라에 1조원 규모로 기술수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디앤디파마텍은 ‘오랄링크’ 기술을 보유 중이다. 이 기술은 단백질 주사제를 경구제로 바꾸는 제형 변경 플랫폼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개발한 ADC와 비만치료제 모두 내년 출시가 예정돼 있다. 먼저 리가켐바이오의 유방암·위암·난소암 치료 후보물질 LCB14을 기술도입한 중국 포순제약은 올해 1분기 품목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품목허가까지는 1년 정도 시간이 예상되며 2026년 제품 출시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국내에서 비만치료제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독자 개발한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장기 지속형 GLP-1 계열 약물이다. 임상은 오는 2026년 상반기 종료될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2026년 하반기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최근 주요 인수합병(M&A) 사례를 살펴보면 ADC 관련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 규모가 비만치료제 대비 더 큰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모달리티로 구분되는 ADC가 파이프라인 위주의 비만치료제 대비 높은 가치를 가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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