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현 로완 대표 “슈퍼브레인 치매인지 능력 10년 개선”[불로장생이 뜬다-디지털기기]②
by김승권 기자
2024.12.12 13:00:00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초고령화 시대를 맞아 치매 예방과 관리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혁신적인 디지털 치료기기를 개발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로완이 손꼽힌다. 한승현 로완 대표를 만나 치매 예방 디지털 치료기기 ‘슈퍼브레인’의 기술 현황과 알츠하이머 시장 전망, 그리고 로완의 미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치매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없다. 예방이 최선의 치료다. 환자들이 약물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 다른 해법을 제안해보고 싶었다.” 한승현 대표는 치매에는 예방이 최선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로완의 슈퍼브레인은 기존 약물 치료의 한계를 넘어서는 혁신적인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다. 인지훈련, 혈관관리, 영양, 운동, 동기 강화 등 5가지 영역을 통합한 다중중재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슈퍼브레인은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의 인지능력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을 증명했다.
한 대표는 “슈퍼브레인의 가장 큰 강점은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특히 최신 버전인 ‘슈퍼브레인 DEX’는 AI 기술을 적용해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최적화된 인지훈련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슈퍼브레인 DEX는 환자의 인지능력 상태와 호전도를 분석하여 자동으로 적절한 인지훈련을 추천해주는 알고리즘을 탑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같은 경도인지장애 환자라도 개인별 차이를 고려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졌다.
슈퍼브레인의 효과는 여러 차례의 임상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한 대표는 그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2019년 5월부터 2020년 2월까지 69~79세 고령자 152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슈퍼브레인을 사용한 분들의 인지능력 측정 점수가 5점 가량 향상되었다. 이는 10년 정도 인지 상태가 개선된 것과 같은 의미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진 후속 연구에서는 더욱 고무적인 결과가 나왔다. 경도인지장애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인지 기능 개선뿐 아니라 뇌 세포 활성화에 관여하는 뇌 유래 영양인자(BDNF) 수치도 개선되는 효과를 보인 것이다.
로완은 슈퍼브레인의 성공을 바탕으로 국내외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대표는 “현재 국내 80개 의료기관에 슈퍼브레인을 공급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100개 기관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또한 피플바이오와의 협업을 통해 알츠하이머 진단 키트 ‘알츠온’과 슈퍼브레인을 패키지로 구성해 사용처를 늘리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강조했다.
| 로완 디지털치료기기를 사용하는 시민 모습 (사진=로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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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시장 진출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특히 일본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는 “일본은 이미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만큼 치매 관리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다. 최근 도쿄 이타바시구에서 진행한 시범사업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고, 이를 바탕으로 일본 개호센터와 의료기관에 슈퍼브레인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로완은 치매 예방을 넘어 다양한 분야의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약물 치료만으로는 치료 만족도가 낮은 분야가 로완의 주요 타깃 분야다. 이명도 그중 하나에 속한다. 매년 30만 명 이상이 이명 치료를 받지만, 치료에 대한 불만족도는 82%에 달한다. 이는 기존 약물 치료의 한계를 시사하며, 증상이 심각할 경우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적 증상이 동반될 수 있기 때문에 약물 치료 외에도 인지행동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로완은 뉴라이브와 협력하여 이명을 치료할 디지털 치료기기 소리클리어’를 개발했으며, 현재 식약처의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 디지털 프로그램은 일상에서 손쉽게 인지행동치료를 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한 대표는 “이명 치료를 위한 ‘소리클리어’와 우울증 환자를 위한 ‘비액트’를 개발 중이다. 특히 소리클리어는 뉴라이브와 공동으로 개발해 현재 식약처 인허가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정형외과 수술 후 인지기능이 저하된 환자들의 섬망증세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로완의 비전을 묻는 질문에 그는 “우리의 목표는 단순히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다. 디지털 치료기기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라며 “앞으로도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