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키 작은 아이, 밥 잘 안 먹을 때는 이유가 있다고?
by이순용 기자
2024.02.17 00:03:56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아이 키 성장 때문에 내원하는 어머니들 중에는 “우리 아이가 잘 안 먹어요”라고 호소하는 어머니들이 꽤 많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잘 안 먹는다는 아이들의 체중은 키를 기준으로 볼 때 정상에 해당하는 경우도 많다. 보통은 잘 안 먹는다고 할 때는 마르고, 병약한 아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체중이 많은 아이도 어머니의 눈에는 잘 안 먹는 아이로 보일 수도 있다.
아이들이 잘 안 먹는데는 반드시 그 이유가 있다. 음식이 맛이 없어서 일 수도 있고, 좋아하는 음식이 아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소화장애이다. 다시 말하면 음식을 소화시키는데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음식을 잘 안 먹게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가 소화장애 때문에 음식을 잘 안 먹는다는 생각을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소화장애는 어린이의 성장과 발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적절한 영양 섭취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소화장애는 왜 발생할까? 그동안의 경험에 비춰보면, 다음과 같이 구분을 할 수 있다. 반복되는 소화장애가 있는 아이들 중에 선천적으로 소화기가 약한 경우와 후천적으로 소화기가 약해진 경우가
있고, 일시적으로 단발적으로 소화장애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치료 경과도 많이 달라진다. 일시적인 경우는 1~2주 사이에 달라지기도 하지만, 반복되는 경우는 치료 기간이 꽤 오래 걸리기도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런 소화장애가 아이들에게도 있으며,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부모님들이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화장애가 반복되는 아이들 중에, 선천적으로 소화기가 약하게 태어난 아이들의 경우는 아마도 부모님들도 소화기가 약하기 때문에 충분히 조심하고 주의를 하게 된다. 그러나 후천적으로 약해진 아이들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부모님들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잘 먹던 아이들이 어느 날부터 음식을 안 먹기 시작하고, 음식 냄새만 맡아도 입을 막고 도망 다니거나, 입에 물고 삼키지 못하는 아이를 보게 되면, 당황하게 된다.
그래서 부모님들은 조금이라도 더 먹게 하려고 강요를 하거나, 불필요한 약속을 하거나, 아이에게 화를 내기도 한다. 왜 안 먹는지 이유를 확인하지 않은 채로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어떤 이유에서 인지 소화장애가 발생한 후 이렇게 음식을 강요 받게 되면서 소화장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반복되는 소화장애는 아이들 키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
부모님들께서는 아이들에게도 소화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꼭 알고 계셔야 한다. 음식을 잘 안 먹는다고 무조건 강요를 해서는 안 된다.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반복되는 소화장애를 비위허약(脾胃虛弱), 담음(痰飮), 식적(食積)에 의해 발생한다고 파악하고 치료를 하고 있다.
음식을 잘 먹어야 잘 크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잘 먹지 않을 때에는 반드시 그 원인을 먼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