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지영의 기자
2024.01.16 11:37:28
사모펀드 대신 장기 경영파트너 고른 한미 오너家
PEF 되팔 시점 도래하면 경영권 불안 재부상
‘MBK 공개매수 사례’에 싹튼 우려도 한 몫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 5000억이 넘는 상속세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던 한미약품그룹 오너가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지분을 사겠다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연합의 손을 놓고 소재·에너지 회사인 OCI그룹을 잡았다. 경영권이 불안해질 수 있는 PEF 대신 보다 안정적인 파트너를 골랐다는 평가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 오너가 지분을 인수해올 예정이었던 PEF 라데팡스파트너스는 OCI와의 지분 거래 자문을 맡는 수준에 그치게 됐다. 라데팡스는 지난해 5월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128940) 사장의 보유 지분 중 일부인 11.78%를 32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자금 조달을 진행해왔으나 투자자(LP) 확보에 난항을 겪으면서 딜 마무리가 지연돼왔다. 당초 핵심 출자자를 맡을 예정이었던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이탈한 타격이 적지 않았다.
라데팡스 측은 딜을 마무리하기 위해 대형 투자사들을 조력자로 끌어들이기도 했다. IMM인베스트먼트, KDB인베스트먼트 등과 손을 잡고 3자 연합 구도로 자금 조달 구조를 마련했다. PEF 연합 측은 당초 송 회장과 임 사장 지분 외에도 장·차남이 보유한 지분까지 일부 사들일 의향을 피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송 회장과 임 사장이 PEF 대신 OCI를 파트너로 잡으면서 SPA 계약은 무산됐다.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008930)는 지난 12일 OCI홀딩스와 각사 이사회 결의를 거쳐 각 사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그룹간 통합에 대한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마무리 시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구주 및 현물출자 18.6%, 신주발행 8.4%)를 취득하고, 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010060) 지분 10.4%를 취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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