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픽한 기술…"사람도 살렸다" [메디컬AI 대해부]②

by석지헌 기자
2023.09.26 10:00:00

2025년 IPO 진행 예정… 같은 시기 BEP도 달성 전망
90%에 가까운 의료진들이 '사용의사 있다' 답해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메디컬에이아이는 심부전 조기 발견 프로그램 ‘에티아엘브이에스디’(AiTiaLVSD)로 2024년 매출 40억원, 2025년 218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5년이면 손익분기점(BEP)을 통과할 것으로 전망한다. 메디컬에이아이는 2019년 설립 후 2년 뒤부터 매출 10억5000억원, 지난해 15억원을 기록했다. 해당 매출은 바디프랜드에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용역에서 나왔다.

AiTiaLVSD는 현재 의료 현장에 조금씩 도입되는 단계며, 비급여 가격을 산정하고 있다. 올해 판매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나올 것으로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이미 의료 현장에서 AiTiaLVSD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340명의 대학병원과 중급병원, 의원 등에 근무하는 의사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89.5% 의료진이 제품을 사용할 의사가 있다고 답변했다. 실제 사용해 본 의료진들 반응도 긍정적이다.

의료진들 대상 심부전 조기 검진 필요성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제공= 메디컬에이아이)
이승미 서울대학교 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AiTiaLVSD는 심장내과 환자 뿐 아니라 산모에서 발생하는 심부전과 합병증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을 연구로 확인한 만큼 다양한 임상 현장에서 간편한 방법으로 심부전을 조기 진단해 빠른 회복을 도울 수 있어 국민 건강에 이바지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의료 현장에서는 심부전을 검진하기 위해 심장초음파를 사용한다. 비용은 20만원 이상이며 30분 이상 소요된다. 뚜렷한 증상이 없고 혈액검사는 정확도가 낮기 때문에 고가의 심초음파 검사를 받는 게 일반적이다. 심초음파는 2021년 급여화되면서 연간 국가건강보험부담이 40% 이상 급증했다는 결과도 있다.

권준명 메디컬에이아이 대표는 “심부전을 진단할 마땅한 검사가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병원 입장에서도 추가 인건비가 들지 않는 우리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싶어한다”며 “현재 인천세종병원과 부천세종병원, 한양대병원 등에 설치가 완료됐고 서울대병원과 성모병원 등 30여곳에서 설치를 원해서 대기 중인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메디컬에이아이이 제품은 병원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에 ‘하트세이프’라는 앱에도 사용되고 있다. 앱을 시행하는 동안 일상생활에서 측정한 심전도를 의료기관과 연결이 되고, 이상이 생기면 병원과 의료진에 즉각적으로 신호가 간다. 실제 대동맥박리증으로 2017년 심장 수술을 받은 한 70대 고령 환자는 이 솔루션을 사용해 목숨을 구했다. 갤럭시워치를 찬 채 일상생활을 하던 중 환자가 극심한 어지러움증을 호소하자 하트세이프 앱에 ‘응급’ 경고가 떴고 이 상황은 즉각 인천세종병원 심전도 판독센터로 공유됐다. 이 환자는 세종병원 전문의와 통화 후 곧바로 응급실로 이송돼 며칠 후 무사히 퇴원했다.

회사는 2025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10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으며 시리즈B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 쯤 진행하겠다는 목표다. 회사는 2025년 쯤 BEP 달성을 예상하고 있는데, 그 전에 BEP를 넘기면 시리즈B 등 투자 유치는 따로 진행하지 않고 곧바로 상장절차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권 대표는 “내년 상반기 쯤 시리즈B 투자 모집을 진행할 계획이 있지만 그 전에 매출이 날만한 여지가 크다”며 “스마트워치 관련한 계약이 논의 중이어서 BEP가 빨리 달성되면 바로 상장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메디컬에이아이는 혁신의료기술 지정을 발판으로 AiTiALVSD의 국내 의료기관 진출을 추진할 예정이다. 더불어 해외 의료기관을 타깃해 AiTiALVSD의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청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