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을지파이낸스센터 본계약 체결 '사력'…MOU 6월 말까지 연장

by김성수 기자
2023.05.23 07:33:01

아이비네트웍스, 준공전 선매각…8000억대
인허가도 진전…서울시 정비계획 수정가결
시공사 선정 지연…한화 검토 후 참여 안 해
"다수 건설사와 가능성 열어놓고 협상 중"
거래 무산 관측…미래에셋·아이비 "사실무근"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서울 중구 오피스빌딩 ‘을지파이낸스센터(EFC)’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무사히 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회사는 이 건물을 개발하는 시행사 아이비네트웍스부터 8000억원대에 선매입할 예정이다. 다만 시공사 선정 지연으로 양해각서(MOU) 기간이 오는 6월 말까지 연장됐다

업계에선 이번 거래가 무산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일부 나왔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아이비네트웍스 모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을지파이낸스센터(EFC) 매입 관련 양해각서(MOU) 기간을 오는 6월 말까지 연장한 상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 건물 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아이비네트웍스와 본계약 체결을 위해 노력 중이다.

(자료=서울시)
MOU는 정식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합의했던 내용을 기록한 문서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조항과 선택조항들이 있으며, 작성내용에 따라 법적 구속력도 가질 수 있다.

을지파이낸스센터는 서울 중구 수표동 56-1번지 일대에 있으며 을지로3가구역 제1·2지구에 해당한다. 연면적 6만4989.63㎡, 지하 7층~지상 24층의 업무시설, 근린생활시설로 개발될 계획이다. 프로젝트의 건축설계는 희림종합건축, 도시용역은 인토엔지니어링이 수행한다.

최근 인허가도 진전을 보였다. 서울시는 지난 17일 제7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을지로3가구역 제1·2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정비계획 결정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

작년 4월 서울시가 발표한 ‘녹지생태도심 재창조전략’ 및 올해 2월 고시한 ‘2030 서울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 따른 ‘개방형 녹지’를 도입한 첫 사례다. ‘개방형 녹지’란 민간대지 내 지상에서 공중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상부가 개방된 녹지공간을 말한다.



을지로3가구역 제1·2지구 남측 및 서측 (자료=서울시)
개방형 녹지와 연계해서 근린생활시설을 배치하고, 개방형 녹지 내 마련된 선큰(대지를 파내고 조성한 곳)은 지상부 개방형 녹지에서 지하부 입점할 근린생활시설 공간으로 자유롭게 연결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사업지의 동측(수표로변)에는 공개공지와 연계한 녹지공간을 조성해서 다양한 활동의 장을 제공한다. 또한 서측(을지로9길변)과 남측(삼일대로12길변)에는 녹지와 어우러진 보행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아이비네트웍스는 매각자문사를 세빌스코리아로 정하고 이 건물의 준공 전 매각(사전매각)을 추진해왔다. 지난 3월 우선협상대상자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선정했고, 지난 4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매매금액은 3.3㎡당 4150만원으로 총 8150억원 수준이다. 다만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지 않아 최종 거래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주식매매계약(SPA)은 자산의 매도자와 매수자가 거래를 위해 합의한 조건을 기술한 법적 구속력 있는 계약서를 말한다.

아이비네트웍스는 올 상반기 인허가를 마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시공사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당초 한화가 시공을 맡을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아이비네트웍스 측과 협의했지만, 결과적으로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공사비 때문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MOU 지연으로 거래가 무산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았다. 다만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아이비네트웍스 모두 이같은 소문을 부인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본계약을 위해 노력 중이며, 딜이 깨졌다는 소문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아이비네트웍스 관계자는 “건설사들 여러 곳과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상하고 있다”며 “MOU 기간이 연장된 것은 여러 가지 이유로 흔하게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을지파이낸스센터 현재 모습 (사진=김성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