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곡동·미추홀구 빌라, 보증금 떼일 '깡통전세' 우려 커
by노희준 기자
2023.04.22 00:01:00
최근 2년 빌라 거래 활발
전세가율 높고...강서구(86%), 미추홀구(92%)
전세가 고점대비 하락도 커
강서구(-7.3%), 미추홀구(-3.9%)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전세사기 피해가 확산하는 가운데 전세사기와 마찬가지로 결과적으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큰 ‘깡통전세’가 향후 수도권 내 빌라시장을 중심으로 이뤄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KB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주택시장이 위축될 경우 서울과 인천지역 내 빌라시장을 중심으로 향후 전세보증금 반환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 지역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인 전세가율이 높고 지난 2년간 빌라 거래가 활발했던 데다 최근 주택매매와 전세가격 하락률이 큰 곳이라는 특성이 있다.
지난 2년(2021~2022년) 동안 서울과 인천을 중심으로 빌라 매매거래는 아파트에 비해 활발한 편이었다. 지난 2년간 서울 주택매매 중 빌라는 54%를 차지해 아파트(36%)에 비해 거래가 활발했다. 인천도 2020년까지 아파트 비중이 매매거래 중 60%대로 가장 높았지만, 아파트 거래량은 줄어든 반면 빌라 거래량은 외려 증가했다.
서울에서 빌라 매매거래는 강서구(10%), 은평구(9.4%), 송파구(5.9%), 강북구(5.8%) 순으로 많았다. 인천의 경우 남동구(23%), 미추홀구(21%), 서구(19%), 부평구(15%)를 중심으로 거래가 진행됐다.
여기에 빌라의 전세가율은 70%이상으로 통상 아파트(전국 66%, 서울 51%, 수도권 59%)에 비해 높은 편이다. 특히 실거래자료를 기준으로 한 수도권 전세가율은 83%로 서울은 80%, 인천 89%에 이른다. 전세가율이 높으면 집값 하락기 전세보증과의 격차가 좁혀져 위험에 크게 노출된다.
서울의 경우 강서구, 송파구, 도봉구, 은평구 등은 빌라 전세가율이 통상 80%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강서구는 전세가율이 85.6%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데다 2년간 빌라 매매거래가 9911건으로 가장 많고 전세가격도 고점 대비 7.3%로 크게 하락한 지역이다.
인천의 경우 미추홀구, 서구, 남동구, 부평구 등이 보증금 미반환 리스크에 노출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미추홀구는 전세가율이 92%에 이르는 데다 2년간 빌라 매매량이 1만1453건으로 높은 지역이다. 고점 대비 전세 하락률은 3.9%다.
손은경 KB금융연구소 부동산연구팀 선임연구위원은 “서울 강서구 화곡동과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의 경우 빌라 전세와 매매가격대 차이가 크지 않다”며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전세 재계약 시점이 다가오면 깡통전세 문제는 더욱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서구 화곡동 다세대 주택(59-60㎡)의 전세가격은 통상 1억5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 사이에서 다양한데, 평균 매매가격도 2억원에서 2억5000만원대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의 경우에도 전세보증금과 매매가격이 거의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