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늦어져도 황금입지'..사학연금 TP타워 운용수익률 '기대'

by김성수 기자
2023.04.08 06:14:12

TP타워 임대차 완료 후 10~11월 운용수익률 재산출
서울 오피스 ''품귀''에 오르는 임대료…"14% 넘을 것"
자재 부족에 전국 건설현장 ''비상''…내년 준공될 수도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이하 사학연금) 새 사옥 ‘TP타워’ 운용수익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 오피스 ‘품귀현상’으로 인해 임차인 확보가 수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서울 오피스 임대료도 올랐기 때문이다. 당초 운용수익률 목표치는 9.4%였지만 이를 웃도는 14%대까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건설자재 수급 문제 등이 겹치면서 오는 12월 말로 예정됐던 건물 준공 시기는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사학연금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대 재건축되는 TP타워(사학연금 서울회관) 운용수익률이 14%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주명현 사학연금 이사장은 작년 10월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국감)에 참석해 업무현황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운용수익률로 14%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주 이사장은 지난달 말 3년 임기가 끝났지만, 아직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아 당분간 이사장 업무를 지속한다.

(자료=서울시, 코람코자산신탁)
당초 사학연금은 TP타워 재건축 사업의 운용수익률 목표치를 9.42%로 세웠었다. 하지만 서울 오피스 시장이 호황을 보여 운용수익률 예상치가 더 높아졌다. 작년 4분기 서울 A급 오피스는 역대 최저 공실률을 기록한 동시에 역대 최고 임대료를 경신했다.

종합 부동산서비스 회사 존스랑라살(JLL) 코리아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서울 A급 오피스 공실률은 전분기 대비 0.8%포인트(p) 하락한 1.8%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말인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A급 오피스란 연면적 1만평(3만3057㎡) 이상, 바닥면적 330평(1090㎡) 이상인 사무실 건물을 말한다. 강한 임차 수요에 비해 지난해 신규 공급이 부족해 기록적으로 낮은 공실률을 보였다. 여의도 권역(YBD) 공실률은 1.8%로 전 분기보다 약 0.07%p 하락했다.

공실률이 떨어지면서 실질임대료도 빠르게 상승 중이다. 여의도 권역의 월 평균 실질임대료는 3.3㎡당 약 10만4900원으로, 전분기 대비 2.1%, 전년 동기 대비 25.8% 상승했다.

실질임대료는 명목임대료에서 렌트프리가 적용된 가격을 뺀 나머지 임대금액이다. 렌트프리는 일정 기간 동안 상가, 또는 사무실을 공짜로 빌려주는 무상임대를 말한다.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제공하는 혜택 중 하나로, 부동산 침체기에 공실을 줄이기 위해 활용한다.

사학연금은 TP타워의 임대차 계약이 완료된 다음 오는 10~11월경 운용수익률을 다시 산출할 계획이다. 그 사이 오피스 임대료가 더 오르면 수익률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서울 여의도 TP타워 재건축 현장 (사진=김성수 기자)
TP타워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27-2 일대 들어선다. 지하 6층~지상 42층, 연면적 14만1669㎡(약 4만2930평) 규모의 프라임 오피스(연면적 1만평 이상) 빌딩으로 재건축된다.



지하철 5·9호선 환승역인 여의도역과 가깝다. 오는 2025년 여의도역에 신안산선이 개통하면 교통여건은 더 개선된다.

이 재건축 사업은 사학연금이 직접 출자하고, 리츠형태가 더해진 간접개발투자 방식이다. 이는 연기금 중 첫 사례로 알려졌다. 리츠(REITs)란 다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부동산 관련 증권 등에 투자·운용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부동산 간접투자기구를 말한다.

건축주는 코크렙티피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코크렙티피)로, 사학연금과 코람코자산신탁이 같이 투자하고 있다. 사학연금 지분은 95.17%, 코람코자산신탁 지분은 4.83%다. 코크렙티피의 주요 사업목적은 부동산 취득·관리·개량 및 처분, 부동산 개발, 부동산 임대차 등으로 자산을 투자·운용해 얻은 수익을 주주에게 배당하는 것이다.

사업의 총 투자비는 4685억원이며 이 중 47%(악 2202억원)는 출자금으로, 53%(약 2483억원)는 차입금으로 충당한다. 코크렙티피 감사보고서를 보면 건설 중인 자산의 장부금액은 작년 말 기준 1548억8790만3000원으로, 취득금액(841억5405만8000원) 대비 84% 올랐다.

(자료=코크렙티피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감사보고서)
또한 코크렙티피는 장기차입금 관련 총 2600억원 대출약정을 맺은 상태다. 이 중 실제로 받은 장기차입금은 작년 말 기준 총 340억원이며, 만기는 내년 4월 15일이다.

차입처는 △트랜치A(이자율 3.2%) 국민은행 120억원, 농협협동조합중앙회 113억원, 농협생명보험 107억원 △트랜치B(이자율 5.10%) 하나금융투자(아직 대출금 없음) 등이다.

시공사는 삼성물산이며 오는 12월 말 준공 예정이다. 다만 건설자재 수급 문제 등으로 준공이 다소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주요 건설자재인 시멘트, 레미콘 공급부족이 심각해 전국 건설현장이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이후 수도권에서 시멘트·레미콘 수급 불안으로 공사가 중단 및 지연된 현장이 절반 이상(63.6%)으로 조사됐다. 현재 시멘트 공급은 수요에 비해 부족한 상태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1~3월 말까지 시멘트 누적 생산량은 1061만톤(t)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수요가 1066만톤으로 공급량을 웃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원래 사학연금이 계획한 준공 시점은 올 연말이지만, 자재조달 지연 등으로 늦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 경우 내년 중 완공돼서 임대가 이뤄지고 사학연금도 (전경련회관에서)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발주처와 협의 중”이라며 “준공 관련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