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로보틱스, 투자·정책·수급 3박자에 다시 슈팅
by이정현 기자
2023.03.23 00:01:00
삼성전자 피인수합병 가능성 불거지며 6거래일간 주가 71%↑
시총 1조 돌파 두달여 만에 2조5000억 원대…코스닥 10위권 진입 목전
美IRA ‘찐수혜주’ 될 수도 “한국 산업용 로봇 수출 기회 확대”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로봇 대장주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 주가가 다시 상승 모멘텀에 올라탔다. 대기업의 투자, 정부의 정책적 지원, 수급이 몰리는 등 3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다. 올해 들어 주가가 네 배 가까이 오른 만큼 고평가 논란이 있으나 일각에서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의 최대 수혜주가 2차전지가 아닌 로봇관련주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성장 가능성을 크게 점치고 있다. 지금보다 더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2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23%(300원) 오른 13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5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상승이며 이 기간 동안 71.21% 올랐다. 연초 이후 14일까지 123.80% 오르며 밸류에이션 부담을 느끼는가 싶더니 재상승 기류를 탔다. 지난해 종가에 대비하면 세 달여 만에 283.16%(9만7550원)가 올랐다.
주가 급등으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시가총액은 지난 1월 삼성전자(005930)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1조 원을 돌파한 후 두 달여 만에 2조5116억 원까지 치솟았다.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부양된 에스엠(041510)(2조6668억 원)에 이어 코스닥 상장사 11위다. 현재 주가 상승 추세로 볼 때 코스닥 시총 상위 10위권 진입은 시간문제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가 다시 뜨기 시작한 것은 지난 15일 삼성전자가 추가적인 지분투자를 집행하며 보유 지분율이 14.99%까지 늘어난 덕이다. 주주간 계약을 통해 특별관계인의 보유 주식에 대한 콜옵션을 보유했는데 콜옵션 행사 시 보유 지분율은 59.94%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인수합병(M&A)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이달 31일 예정된 주주총회에 윤준오 삼성전자 기획팀 부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부의해 놓았다.
삼성전자는 로봇 관련 분야에 적극적인 투자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DX부문장인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전날 삼성전자 비스포크 라이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로봇은 또 하나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며 “로봇 분야에는 우리가 가진 역량을 집중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고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기술 협력 등 성과 여부에 따라 동사에 대한 인수 합병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왜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에 투자했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배경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보유한 협동 로봇을 활용한 삼성 그룹 내 자동화 추진, 그리고 양사 기술 협력을 통한 로봇 제품 개발이 주요 동인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증권가에서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비롯한 로봇 관련주의 주가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기술 발전뿐만 아니라 주요국의 정책적 지원 역시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IRA 시행에 따른 수혜가 로봇 관련주에도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구체적인 지원대상은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과 친환경 산업이나 법안 자체가 지향하는 것은 미국 내 공급망 구축으로 로봇 산업이 자연스레 주목받을 것이라는 이유다.
국내 역시 정책 모멘텀이 기대된다. 윤석열 정부는 인공지능과 첨단 로봇 및 제조 등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약속했다. 정부는 내달 중 ‘첨단로봇 산업전략’을 발표할 예정인데 여기에 구체적인 지원 방안 등이 담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책이 베일을 벗으면 자연스레 주가 모멘텀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수년간을 바라보는 대규모 정책인 미국 IRA를 통해 미국 내 로봇 수요가 계속해서 확대되고 이에 따른 한국 산업용 로봇의 수출 기회도 확대될 것”이라며 “유럽판 IRA 등 미국 외 주요국의 유사한 정책이 계속 발표되고 있는 만큼 로봇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