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깃, 실적 예상 웃돌아…임의소비재 여전히 '적신호'

by김정남 기자
2023.03.01 00:15:20

미국 주요 소매체인 타깃, 4분기 호실적
올해 가이던스 부정적…"이익률 떨어져"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을 상징하는 주요 소매체인 중 하나인 타깃의 실적이 월가 예상을 웃돌았다. 그러나 타깃이 공개한 올해 이익 가이던스는 시장 전망을 하회했다.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가격 급등으로 일상에서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은 임의소비재(discretionary items) 판매가 줄고 있는 탓이다.

28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타깃은 이날 2023회계연도 4분기(지난해 11월~올해 1월) 1.89달러의 주당순이익(EPS)을 올렸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1.40달러)를 웃돌았다. 매출액은 314억달러로 전망치(307억2000만달러)를 상회했다.

동일 매장 매출액(same-store sales)은 0.7% 증가했다. 스트리트 어카운트의 추정치(1.6% 감소)를 웃돌았다. 동일 매장 매출액은 유통업계에서는 자주 일어나는 매장 리모델링, 폐점, 신규 개장, 브랜드 인수·매각 등의 실적 변동성을 제외하고 오직 한 매장을 기준으로 했을 때의 실적을 말한다. 유통업계에서는 실질적인 성적표로 여겨진다. 타깃이 코로나19 팬데믹과 높은 인플레이션 여파를 딛고 시장 예상을 웃돈 실적을 내놓은 것은 1년 만이다.

(출처=타깃 홈페이지)


타깃이 호실적을 거둔 것은 변화하는 소비상에 적응했기 때문이다. 일상에 필수적인 음식료품 매출액은 전년 대비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고 타깃 측은 전했다. 타깃은 “음식료품이 (실적을 견인한) 가장 강력한 카테고리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타깃이 팬데믹 이후 이어진 이익률 하락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다. 타깃은 4분기 영업이익률은 3.7%를 기록했다. 월가 전망치(3.1%)는 웃돌았지만, 전기(3.9%)에는 미치지 못했다. 의류, 전자제품, 엔터테인먼트 등 임의소비재는 여전히 팬데믹 이전만큼 팔리지 않고 있고, 이는 재고 문제와 수익률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타깃이 올해 다소 보수적인 실적 가이던스를 공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타깃은 올해 연간 EPS를 7.75~8.75달러로 예상한다고 이날 밝혔다. 월가 추정치(9.23달러)를 밑돈다.

브라이언 코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에 나와 “소비자들이 필수재 소비를 집중적으로 늘리는 매우 어려운 환경임에도 좋은 실적을 거뒀다”면서도 “우리는 팬데믹 이전 수준의 이익률을 회복하려는 다년간의 과정을 밟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익률이 낮은 음식료품과 가정용품 등을 더 많이 팔고 있고 의류 등은 적게 판매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흐름은 완화할 것”이라고 했다.

코넬 CEO는 그러면서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것은 매우 완고하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소비자를 정말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타깃의 주가는 호실적 덕에 오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9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3.22% 상승한 172.3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