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도 못줘" 늘어나는 나홀로 사장님…"영업제한 지나쳐"

by원다연 기자
2021.09.16 00:10:00

8월 취업자, 6개월 연속 증가세 이어가
대면서비스업·자영업에 코로나 충격 집중
정부 손실보상, 대출 만기연장 나서지만
"자영업 희생 담보 방역체계 개편 필요"

[세종=이데일리 원다연 공지유 기자]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인해 강화한 방역조치가 길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타격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전체 취업자 수는 3개월 연속 50만명대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방역조치의 영향을 직접 받는 자영업자의 감소세와 대면서비스업종의 취업자 감소세는 이어지고 있다.

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휴업 가게 출입문에 비에 젖고 햇빛에 바랜 자영업자 시위 문구가 적힌 종이가 부착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다음 달부터 소상공인 손실보상 지급에 나서고, 소상공인에 대한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조처를 내년 3월까지 재차 연장하는 지원책을 내놨지만 자영업자의 희생을 담보하는 현행 방역체계를 전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취업자 수는 2760만30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1만8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는 지난 3월부터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하며, 특히 코로나19 4차 확산의 영향이 본격화한 지난 달에도 50만명대 증가폭을 유지했다.

취업자는 공공일자리 증가 영향을 받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24만3000명)에서 가장 크게 늘었고, 이어 건설업에서 12만3000명 증가했다. 또 강화된 방역조치 영향에서 비켜나 있거나 수혜를 입은 업종인 운수·창고업(10만7000명), 정보통신(7만5000명) 등에서도 취업자가 늘어났다.

충격은 자영업자와 대면 서비스업종에 집중됐다. 지난달 도·소매업 취업자는 전년동월대비 11만3000명 줄어 전체 업종 가운데 취업자 수가 가장 크게 줄었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역시 3만8000명 감소했다. 직업별로 보면 판매종사자가 10만7000명 줄었다. 지난 7월 중순부터 수도권의 경우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 가능 인원이 2인, 식당과 카페 등의 영업시간이 오후 9시로 제한되는 강력한 방역조치가 적용된 여파다.

자영업자는 직원을 내보내며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30만1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6만1000명 줄어, 3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산업구조 변화와 코로나19 장기화에 큰 영향을 받으며 도·소매업, 제조업 중심으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달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24만9000명으로 같은 기간 5만6000명 늘어났다.

강화된 방역조치가 벌써 두 달 넘게 길어지면서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자영업자비대위원회는 전날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영업제한 철폐와 손실보상 강화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 7일에는 마포의 한 50대 자영업자가 영업난에 시달린 끝에 자신의 원룸 보증금으로 직원들에게 월급을 준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정부는 방역조치에 따른 손실에 대한 보상을 다음 달부터 지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조처를 내년 3월까지 추가적으로 연장하는 지원 방안도 내놨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자영업자의 희생이 불가피한 현재의 방역체계에 대한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영업자에 대한 정부 지원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결국 이들이 돈을 벌 수 있게 하려면 과도한 영업제한 등에 대한 개편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는 자영업자의 직업 전환이나 업종 전환을 위한 직업 훈련 등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역시 “5차 재난지원금을 줄 재원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등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확대했어야 했다”고 꼬집으면서 “현재의 방역체계가 사실상 자영업자들의 희생을 담보로 하고 있는 만큼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