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학폭 피해자 한 명 아냐"…교육청 전면 재조사

by김민정 기자
2021.08.24 00:04:00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경북 예천의 한 중학교 양궁부에서 선배가 후배를 향해 화살을 쏘는 일이 벌어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경북교육청도 전면 재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4일 오전 10시께 예천의 한 중학교에서 양궁부 3학년 학생이 1학년 학생 A군을 겨냥해 3m 정도의 거리에서 활시위를 당겨 후배 학생의 옷을 뚫고 등에 상처를 내 누리꾼들의 비난을 샀다.

그런데 문제는 피해 학생 A군만 폭력과 괴롭힘을 당한 게 아니었다. 해당 학교 양궁부 선수였던 B군도 교내 양궁장에서 허벅지를 차이고 뺨까지 맞는 등 폭력에 시달렸고, 급기야 올해 초 선수 생활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B군의 어머니는 지난 23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아이가) 이제 더는 맞고 싶지 않다고 했다. 계속 맞고 있는 걸 아는데 내 손으로 거기다가 다시 보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A군의 아버지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들 외에도 6~7명의 피해 학생이 더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해 학생이) 심심하면 톡 쳐보기도 하고 주먹으로 때리는 건 그냥 다반사”라며 “귀싸대기를 때린다거나 발로 차고 날아 차고 대회 나가서 숙소 같이 쓰는 방에서 씻고 있는 친구한테 오줌을 쏘고 입에도 담지 못할 행동(성적인 행위)들을 했다더라”고 말했다.

특히 A군 아버지는 ‘여태까지 이게 공론화가 안되고 지내왔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경북 양궁협회) 회장이라는 사람은 ‘이렇게 축제 분위기인데 분위기 흐려서야 되겠냐’고 그냥 묻고 넘어가자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청와대 국민청원과 대한양궁협회 게시판은 성난 여론으로 들끓었고, 결국 대한양궁협회는 이번 폭력사건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대한양궁협회는 “최근 예천지역 중학교에서 양궁계에서는 있어서는 안 될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 사건과 관련해 양궁을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여러분들의 실망과 심려가 크시리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으며 피해학생의 치료와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이번 건과 같은 학교 운동부내 폭력사건 가해자 및 책임자에 대해서는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에 따라 소속 시-도 (협회)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징계를 결정하지만 대한양궁협회는 징계권한 유무를 떠나서 협회 차원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엄중한 대응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경북교육청도 오는 27일 학교폭력심의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의 처벌 수위를 결정할 계획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나중에 사실을 알아보니까 (피해자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라며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해서 학생.코치뿐만 아니라 전면 재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