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25]①알파고 바둑대결 5년…어느덧 일상에 파고든 AI
by이대호 기자
2021.08.10 00:05:01
스마트폰 가전 자동차에도 AI 내재화
코딩 못하는 일반인도 AI 프로그램 배포 가능
작곡 등 창작 영역에도 도전하는 AI
AI 사회 전반에 뿌리내리면 ‘신뢰 구축’ 필요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인공지능(AI)은 이제 일상입니다. 다들 알게 모르게 AI를 접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스마트폰, 모바일 앱, 가전, 자동차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쉽지 않을 정도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AI 알고리즘이 품질 최적화를 거치고, 모바일 앱 서비스에 사용된 AI가 이용자 취향에 맞춘 콘텐츠를 추천해줍니다. 가전은 음성을 인식하고 알아서 작동하고요. AI가 적용된 덕분입니다. 자동차에 적용된 자율주행 기술이 AI 알고리즘이기도 합니다.
| 노 코드 AI 빌더 ‘글라이드’ 이미지 (사진=글라이드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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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가 선정한 2021년 AI 키워드 가운데 ‘노 코드(No Code)’가 있습니다. 글라이드 등 노 코드 빌더를 활용하면 코드를 모르는 일반인도 앱에 만들거나 기능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AI를 접하는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시놉시스 사이언스페어 2020 경진대회에 출품됐던 AI의 27%가 초·중등생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 하네요. 메타버스 플랫폼 가운데 샌드박스는 이미 노 코드 제작도구를 배포 중입니다. 네이버도 창작자를 위한 노 코드 AI 기반의 하이퍼클로바 스튜디오 사내테스트에 들어갔습니다.
최근엔 미술과 음악 등 예술하는 이른바 ‘아트 AI’도 나오고 있습니다. 데이터만 확보한다면 AI를 학습시켜 기존 예술을 흉내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수준까지 왔습니다. 다만 데이터 속에서 새로운 규칙을 찾아내고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어낼 것인가 관건입니다.
국외에선 인간과 AI의 작곡 대결이 펼쳐졌는데, 대다수가 인간의 결과물에 손을 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바로 ‘익숙함’ 때문인데요. AI에게서 워낙 생뚱맞은 결과물이 나오다보니 적절한 변주가 가미된 인간의 작곡 결과물에 사람들이 흥미를 보였다는 것입니다. AI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대목입니다.
국내 최초 AI 작곡가 이봄(EvoM)을 만든 안창욱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는 한국저작권보호원과의 인터뷰에서 “이봄은 기존 곡들로부터 학습된 규칙에 의해 곡을 만들지 않고 사람처럼 음악·작곡 지식 위에서 무작위성과 진화 개념을 활용하고 음표를 조합해 곡을 쓰기 때문에 어떠한 AI 작곡 기술보다도 표절에 대한 이슈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바꿔말하면 표절에 대한 이슈가 없는 대신 인간 취향을 벗어난 전혀 새로운 스타일의 곡이 낼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안 교수는 “AI 작곡가가 사람처럼 음악을 듣고 새로운 음악적 규칙을 스스로 찾아서 배울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재는 그 수준을 실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는데요. 현재 이봄이 3분짜리 곡을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1~2초입니다. 몇 년 뒤 어떻게 될까요. 인간이 좋아할만한 음악적 규칙을 AI가 깨우치는 순간이 온다면, 작곡계에 새로운 전기가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 생각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콘셉트 이미지 (자료=이미지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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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소프트웨어입니다. 일상에 녹아들었고 이제 일반이 다루기까지 하는 시대가 왔지만, 여전히 멀게만 느껴지기도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인데요. AI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다수 AI 프로그램엔 시각이 없습니다.
현재 AI 스피커와 대화를 나누는 수준에서 상호작용이 발전한 수준인데요. AI가 시각을 갖춘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컴퓨터 비전(Vision) 기술입니다. AI가 먼저 인간을 인지하고 옷매무새를 소재로 얘기를 걸수도 있겠죠.
시각을 갖춘 AI가 사람의 형체까지 갖춘다면 어떻게 될까요. 바로 ‘휴머노이드 로봇’입니다. AI의 최종 진화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 겸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알파고를 언급하면서 “반쪽짜리 AI”라고 했는데요. 바둑판에 갇혀있고 시각이 없다는 것이 이유인데요. 장 원장은 “AI가 현실 세계로 나오려면 시각이 있어야 한다. AI의 시각대화시스템을 인간 수준으로 발전시키려 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초기 단계인 AI 비전 연구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AI 기술 발전도 좋지만, 빠뜨려선 안될 것이 있습니다. ‘신뢰 구축’입니다. 사회 전반에 AI가 뿌리내리려면 무엇보다 신뢰가 필요합니다. AI는 인간이 만든 데이터를 학습합니다. 성별과 인종 등에 대한 편견이 AI 알고리즘 내에서도 작동할 수 있습니다. AI가 대출 심사에 나서고 채용 당락을 결정할 때, 이 같은 알고리즘 편향성이 작동해선 안될 일입니다. 국외에서부터 꾸준히 논의가 이어져온 부분입니다.
IBM은 올해 초 △공정성 △설명 가능성 △보안 △책임 등을 AI 신뢰 구축의 주요 해결 사안으로 꼽았습니다. 세뜨 도브린 IBM 최고데이터책임자(CDO)는 공정성과 관련해 “여러 형태의 편견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기 때문에 100% 편견없는 AI를 개발하는 것은 어렵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편견을 감시하고 줄이려는 노력이 계속 이어져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네이버는 지난 7월 독일 튀빙겐 대학과 안전한 AI 연구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사회적 편향을 완화 또는 제거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와 AI 기반 시스템이 결과를 도출하는 방식을 사용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를 수행합니다. 신뢰가능한 AI를 위한 해석 모델 발전도 이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