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바람만 스쳐도 아픈 '통풍' 치즈. 우유 등 저퓨린 음식 권장
by이순용 기자
2019.06.18 00:03:52
[권현미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류마티스내과 과장]통풍은 남성에서 가장 흔한 염증 관절염 중 하나다. 세계적으로 통풍 유병률은 0.1~10%로 보고되고 있으며, 남성이 여성보다 3~4배 가량 높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원인으로는 고령인구 증가, 고혈압, 대사증후군, 비만 등의 대사질환의 증가, 이뇨제나
저용량 아스피린 사용의 증가 등이 있다. 또한 청량음료와 같은 액상과당의 과다 복용, 근육량을 늘리기 위한 단백질 파우더 과량 섭취 등 식습관의 변화로 최근 젊은 연령에서도 통풍 환자가 늘고 있다.
통풍은 증상 없이 장기간 요산이 체내에 높게 유지되면서 과다하게 축적된 요산이 결정화되고, 이를 백혈구가 탐식하면서 관절과 주변 조직에 반복적으로 심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그러나 장기간의 고요산혈증은 통풍뿐만 아니라 고혈압, 동맥경화,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신장병 등과 관련이 있어 전신 대사질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급성통풍발작은 주로 하지에 나타난다. 첫 번째 발허리발가락 관절에 심한 종창과 발적을 동반한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며, 염증성 관절염의 형태를 보인다. 이를 라틴어로 ‘포다그라(podagra)’라고 하며 임상적으로 통풍을 진단하는데 중요한 소견이다. 이외에도 발등, 발목, 뒤꿈치, 무릎에 심한 염증성 관절염, 연부조직염이 발생할 수 있는데, 발작이 거듭될수록 손목, 손가락, 팔꿈치 등 상지 관절에도 염증이 발생하며, 점차 여러 관절을 침범하는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침범된 관절의 활액이나 연부 조직을 떼어내 바늘모양의 요산결정을 편광현미경으로 관찰하면 확진할 수 있다. 그러나 활액이나 조직을 채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임상적 증상, 검사실 검사, 영상 검사를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해 진단한다.
급성 통풍의 경우 침범된 관절뿐만 아니라 주변부에 염증이 더 넓게 동반돼 세균감염에 의한 연조직염과 혼동하기도 하며, 급성으로 하나의 관절만 침범해 심한 관절염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세균관절염, 반응관절염과의 감별이 필요하다.
치료는 급성통풍 발작시 심한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 이후 통풍 발작을 예방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요산결정에 의해 발생하는 합병증을 예방하고, 환자에게 자주 동반되는 질환인 비만, 이상지질혈증, 고혈압과 같은 대사성 질환을 관리하고, 심장동맥질환이나 뇌졸중과 같은 죽상동맥경화증 동반 질환 확인이 필요하다. 또한 복용 중인 약제 중에 고요산혈증을 유발할 수 있는 이뇨제나 아스피린 등과 같은 약제가 있는지 확인하고, 약물 조절이 필요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식이요법과 생활습관 교정, 체중 관리는 필수다. 특히, 고지방, 고칼로리 음식 섭취를 삽가고, 영양소가 골고루 포함된 건강한 식단을 유지해야 한다. 건강한 식단을 위해 피해야 할 음식으로는 퓨린 함량이 많은 동물의 내장(간, 신장), 과당이 많이 함유된 청량음료가 대표적이며, 가능하면 육류, 정어리와 같은 등 푸른 생선, 설탕, 소금이 많이 함유된 음식, 맥주를 포함한 알코올을 적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우유나 요구르트, 치즈 등 유제품 섭취가 권장되나 블랙커피는 요산의 배설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제한하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