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청원에 "나경원, 평창올림픽 위원직 파면시켜야"..단일팀 논란 여전
by박지혜 기자
2018.01.21 03:17:26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20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을 올림픽 위원직에서 파면시켜야 한다는 청원이 등장했다.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인 나 의원은 지난 19일 “여자 아이스하키팀 단일팀 구성에 있어 최종 엔트리를 확대하는 것은 올림픽 헌장의 취지인 공정한 경쟁에 배치되며, 무엇보다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기회가 사실상 박탈되는 측면도 용납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서한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및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지도부에 보냈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북한이 1936년 나치의 베를린 올림픽을 연상시킬 만큼 이번 올림픽을 체제 선전장으로 활용하려 한다”고 지적하면서 “단일팀 구성과 한반도기 공동 입장에 대한 대다수 국민의 우려를 반영한 결정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곧바로 논평을 내고 “국론분열을 부추기는 ‘서한 정치’는 국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세계인의 축제인 평창올림픽을 국내 정치에 이용말라”고 반박했다.
다음날 청와대 홈페이지 내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나경원 의원 평창올림픽 위원직을 파면시켜 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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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청원 게시자는 “2016년-2017년 다사다난했던 대한민국을 생각하면 평창올림픽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을 수 밖에 없는 건 사실이다. 어찌됐든 세계인의 축제이자 서울올림픽 이후 두 번째 올림픽인 만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평창올림픽이 크게 성공했으면 좋겠고 적자보다는 흑자를, 외면보다는 흥행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늦게나마 북한의 합류로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이 되길 기원하며 가슴 조마조마하게 평창올림픽 개최까지 기다리고 있는 한 국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나 의원이 IOC에 보낸 단일팀 반대 서안을 언급하며 “어처구니가 없다. 나 의원이 위원직을 이렇게 개인적, 독단적으로 사용해도 되는가? 수많은 외교 관례와 그 동안의 수고를 물거품으로 만드는게 아니면 이게 뭔가 싶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똑똑한 대한민국 국민들이 북한 선전에 넘어갈 거라는 말인가?”라며 “올림픽에 대한 상징, 국익보다 평창위원회 위원직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 한 명의 독단적 사고와 본인 위주의 흥행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은 올라온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9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한편,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반대’ 청원은 20일까지 4만4000명 이상이 동의했다.
해당 청원은 “아이스하키는 체력소모가 심한 운동이라 보통 4개 조가 (1조에 5명) 교대로 뛰어서 20명 내외의 플레이어가 뛴다. 교대 시간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어서 타이밍이 무척 중요하고, 경기 상황에 맞게 조별로 호흡을 맞춰서 준비하고 연습한다. 우리 선수단도 올림픽을 위해 이러한 연습을 반복하고 준비했을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20일 조금 더 남은 시점에서 북한 선수들이 합류해 단일팀을 이룬다면 지금까지 우리 선수단이 연습하고 준비했던 것은 다 쓸모없게 된다. 지난 4년 간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해온 것이 정치적인 논리로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되는 것”이라며 “우리 선수들이 그동안 흘려온 땀들이 정당하게 보상받지 못한다면 공정한 사회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가운데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IOC 주재로 열린 남북 대표단 회의에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규모와 방식이 확정됐다.
북한 선수와 임원 등 선수단은 46명으로 확정됐고, 올림픽 사상 최초로 결성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에는 북한 선수 12명이 가세하면서 우리 선수 23명을 합쳐 엔트리가 35명으로 결정됐다. 북한 선수 12명이 함께 훈련하되 이들 가운데 3명이 실제 각 경기에 투입된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IOC는 (북측처럼) ‘고정적으로 5명 이상이 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단일팀 아니냐’고 했다. 정회하고 논의하면서 한국 아이스하키 연맹과 통화해 의견을 교환했다. 연맹과 우리 감독이 3명 정도를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었고 반영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