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서 산 9만9천원 샤오미 홍미3, 싸지만 번호이동 '제약'

by김현아 기자
2016.02.01 03:03:38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휴대폰 자판기 다이소에서 해외직구(직접구매)때보다 싸게 구입한 휴대폰은 개통해서 쓰는데 아무 불편이 없을까.

휴대폰 자판기 업체인 폰플러스컴퍼니가 서비스한 다이소 샤오미 ‘홍미3’는 최근 300대 한정으로 선착순 9만9000원에 판매됐다. 이는 해외직구로 사는 것보다 10만원 정도 저렴한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구입한 샤오미 홍미3는 LTE 음성전화(VoLTE, HD보이스)를 지원하지 않고, KT와 SK텔레콤 군에서만 쓸 수 있다. LG유플러스(032640)의 음성통화는 전부 4G(LTE)인데, 홍미3는 VoLTE를 지원하지 않는 이유에서다.

다이소 측은 이번 특판 행사에서 유심(가입자식별모듈, USIM)을 개통하는 조건으로 판매했는데 당장 홍미3를 휴대폰으로 쓰는 데는 장애가 없지만, 번호이동 때에는 문제가 생긴다.

홍미3를 쓰다가 유심으로 LG유플러스나 LG유플러스 통신망을 쓰는 미디어로그로 옮기려 한다면 낭패를 볼 수 있는 것이다. 3G 음성통화가 가능한 KT, KT엠모바일, SK텔레콤, SK텔링크, CJ헬로비전으로만 옮겨갈 수 있다.

이런 일이 발생한 이유는 우리나라 전파인증 제도의 헛점때문이다.



정부는 ‘유심 이동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고시를 이통3사 뿐아니라 알뜰폰(MVNO)용 폰까지 확대 적용키로 하면서 국내에 판매되는 해외 LTE폰이 전파인증을 받을 때 LTE음성통화(VoLTE)를 지원토록 했다.

유심만 갈아끼우면 이통3사와 이들의 통신망을 쓰는 휴대폰간 번호이동이 자유로워야 하고, 국내 최강의 IT인프라라고 할 수 있는 깨끗한 음성전화, 통화 중 파일 전송이 가능한 VoLTE를 확산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샤오미 홍미3는 전파인증을 받지 않았다. 왜냐하면 홍미3를 파는 폰플러스컴퍼니는 해외 단말기 제조·수입 업체가 아니라 단순히 구매를 대행하는 기업이어서 법상 전파인증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국회는 지난해 이런 내용의 ’전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립전파연구원 관계자는 “장병완 의원이 관련 법을 발의하면서 국회에서 통과됐다”면서 “국내 단말기 시장 경쟁활성화와 소비자 부담 축소 등의 긍정성은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을 경우 다이소의 홍미3처럼 판매되는 단말기에 대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국민폰 ‘위코’의 수입을 추진 중인 관계자는 “다이소는 마치 오픈마켓처럼 활동해 전파인증없이 해외폰을 팔 수 있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30만 원대 레노버 스마트폰 ‘팹플러스’가 VoLTE 미지원 문제로 전파인증을 다시 받은 것과 비교하면 역차별”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코폰을 해외직구로 사서 개통해 봤더니 KT를 쓰다 유심으로 SK텔레콤으로 갔더니 일부 서비스에 제한이 있더라”면서 “이런 방식의 폰을 쓰는 사람은 LG유플러스 계열 번호이동이 안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