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철근 기자
2014.04.21 05:00:00
삼성·LG전자, 미래 생활가전 연구 전담조직 운영
인류학·심리학 등 다양한 전공자 ‘별동부대'처럼 움직여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잡히지 않는 고객의 잠재욕구까지 파악하라.”
경쟁사보다 고객의 잠재욕구를 한발 앞서 파악해 이를 제품에 반영하기 위한 경쟁이 전자업계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해당업무를 전담하는 별도조직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소비자 욕구를 파악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5년 생활가전 세계 1위라는 목표를 세우고 각 유럽, 미주 등 주요 대륙에 ‘라이프스타일랩(LRL, Lifestyle Research Lab)’과 ‘프로젝트 이노베이션 팀(PIT, Project Innovation Team)’이라는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는 전자업계 최초로 지난 1989년 생활문화연구실을 설립한 이후 발전된 ‘라이프 소프트 리서치(LSR, Life Soft Research)’라는 조직에서 제품 콘셉트를 발굴하고 새로운 사업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의 특성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업종의 특성상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고객이 미처 알지 못하는 잠재욕구까지 파악해 제품화하는 것이 본질적인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류학·심리학 등 다양한 전공자들이 특수부대처럼 움직여
이들 조직의 특징 중 하나는 군대의 특수부대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각 대륙에 산재한 삼성전자의 대륙별 LRL 인력은 모두 합쳐도 수십명에 불과하다. LG전자의 LSR도 정확한 규모는 대외비이지만 대규모로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 조직은 다양한 전공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LSR연구실의 경쟁력은 고객에 관한 한 최고의 전문성을 확보했다는 것”이라며 “인류학, 심리학, 사회학, 뇌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모여 고객전문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LRL도 인간행동학, 엔지니어링, 심리학 등 다양한 연구와 업무 경험자들로 구성돼 소비자 통찰력의 융·복합 시너지가 일어날 수 있도록 했다.
LRL을 이끌고 있는 이윤철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상무는 “LRL은 과학에서 기초과학과 같은 업무를 하는 곳”이라며 “생산 또는 생산예정인 제품과는 관계없이 잠재적 소비자인 사람들의 미래 생활에 관해 체계적인 예상을 해보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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