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현아 기자
2014.04.09 00:11:13
[휴대폰 유통 대해부]①유통점 공식통계조차 못잡아
정보 유출 사각지대로..최성준 방통 "유통점 수 조정 필요"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지난해 SK텔레콤 임원들에게 특명이 떨어졌다. 회사가 만든 평가표를 갖고 통신 3사의 대리점과 판매점을 둘러보고 평가한 뒤 리포트를 내라는 지시였다. 임원들까지 현장답사에 나선 이유는 유통점의 경쟁력이 회사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역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고객을 만나는 접점에서 승부가 갈린다”고 강조해 왔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외부 대리점 의존도가 가장 큰 기업은 KT(030200)이고, LG유플러스(032640)는 자사 직영점 중심, SK텔레콤(017670)은 대리점과 직영 비율이 중간쯤이다.
어떤 식이든 간에 우리나라 인구수나 면적보다 유통점 숫자가 지나치게 많다는 게 문제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에 따르면 국내 이동전화 대리점 및 판매점 숫자는 2012년 8월 기준으로 4만 6573개. 하지만 정확한 숫자는 아니다. ‘떴다 방’ 식으로 생겼다 없어지는 온라인 판매점이나 대형마트나 전자랜드 같은 양판점, 가판대 등은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박희정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사무총장은 “동반성장위원회에 휴대폰 유통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정해 달라고 신고서를 내려 했는데, 그쪽에서 정확한 통계를 요구해 어려운 실정”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교회,여관과 함께 골목골목 들어찬 휴대폰 유통점이다 보니 경쟁과열로 소비자를 봉으로 보는 행위도 비일비재하다.
실제로는 ‘공짜폰’이 아닌데도 2년을 약정해야 장기간 조금씩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요금할인을 단말기 보조금으로 속여 팔든지, 정보에 어두운 노인이나 어수룩한 사람에게는 비싸게 팔기도 한다. 박 사무총장은 “교육과 자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협회를 만들게 됐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