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013] LG '파이어폭스' 스마트폰 출시..OS 전쟁

by정병묵 기자
2013.02.25 05:53:02

모질라, 모바일 OS 시장에 도전장 ..ZTE 중저가 스마트폰 출시
LG전자, 연내 파이어폭스폰 출시..反 안드로이드 전선 형성

[바르셀로나(스페인)=이데일리 정병묵 김정남 기자] 세계 3위 웹 브라우저 ‘파이어폭스’를 운영 중인 모질라재단이 퀄컴, ZTE, LG전자(066570) 등과 손잡고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가 양분하고 있는 모바일 OS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주목된다.

특히 LG전자는 ‘파이어폭스’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올해 출시한다. 사실상 독점인 구글 안드로이드에서 차츰 벗어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모질라재단은 24일 저녁(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호텔 아츠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파이어폭스OS’ 및 이를 탑재한 ZTE의 중저가 스마트폰 ‘오픈’ 등을 선보였다.

모질라재단은 ‘불여우’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파이어폭스로 세계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구글 ‘크롬’,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이어 약 2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개리 코박스(Gary Kovacs) 모질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인터넷이 특정 회사에 좌우돼서는 안 된다는 철학으로 10년 전 파이어폭스를 만들었다”며 “이러한 철학을 모바일 OS 시장에서도 펼치기 위해 파이어폭스OS를 내놓는다”고 출시 소감을 밝혔다.

(왼쪽부터)루 이민 차이나유니콤 대표, 아흐마드 압둘카림 에티살랏 CEO, 개리 코박스 모질라 CEO, 폴 제이콥스 퀄컴 CEO 등이 24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파이어폭스OS 출시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파이어폭스OS는 차세대 웹표준인 ‘HTML5’ 및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모두 최적화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모바일에서는 검색 이외의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대개 지도, N스크린 같은 앱을 설치해야 한다. HTML5 방식은 현 HTML과 달리 동영상이나 그래픽 등 복잡한 기능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어 앱을 설치하지 않고도 웹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모질라는 파이어폭스OS 출시와 함께 모바일 앱의 개발도 독려하기 위해 ‘파이어폭스 마켓플레이스’라는 앱장터도 열었다.

제이 설리반 모질라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장차 웹과 앱의 장벽의 붕괴될텐데, 파이어폭스OS는 둘을 병행해 이용할 수 있는 최고의 도구”라며 “플랫폼이 유연하면 여러 사업자가 서비스를 쉽게 개발할 수 있고 수많은 이용자들의 편익이 증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칩셋 1위 기업 퀄컴과, 중국 단말기 업체 ZTE는 물론 우리나라의 LG전자, KT(030200) 등 17개 통신사, 단말기, 부품 제조사들이 파이어폭스OS를 중심으로 힘을 합쳤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날 파이어폭스OS 탑재 단말기로 최초로 공개된 ZTE의 ‘오픈’은 스페인, 폴란드, 헝가리 등 유럽과 브라질, 콜롬비아, 멕시코 등 남미 지역에서 우선 출시된다. 유럽과 중남미 등에서 3억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텔레포니카가 파이어폭스OS 기반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안드로이드와 iOS의 모바일 OS 시장 점유율이 90%를 웃도는 상황에서 파이어폭스OS 외에도 특히 삼성전자와 인텔을 중심으로 한 ‘타이젠연합’ 및 캐노니컬의 ‘우분투’ 등 모바일 OS의 ‘제3세계’ 세력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폴 제이콥스 퀄컴 CEO를 비롯해 차이나유니콤 루 이민 대표, 르네 오베르만 도이치텔레콤 CEO, 케빈 호 화웨이 모바일부문 대표, 유조 이시카와 KDDI 대표, 세자르 알리에타 텔레포니카 CEO 등 세계 주요 통신사, 제조사 수장들이 참석했다.

제이콥스 퀄컴 CEO는 “파이어폭스OS는 매우 흥미진진한 OS이며 ZTE 스마트폰의 품질도 매우 좋다”며 “이 플랫폼이 웹 생태계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4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파이어폭스OS 출시행사에서 각나라 취재진들이 이 OS를 탑재한 ZTE ‘오픈’을 촬영하고 있다.
LG전자를 비롯해 중국의 ZTE와 TCL 등은 올해 파이어폭스 기반의 스마트폰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화웨이도 내년 중 출시한다.

LG전자가 파이어폭스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것은 구글 의존도가 너무 커지면서 그만큼 위험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구글 안드로이드 OS 점유율은 현재 70% 이상이다. 20% 이상 점유하는 폐쇄형 OS인 애플 iOS를 제외하면 사실상 구글의 독점 체제다. 그만큼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구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제3의 OS를 통한 균형 전략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는 이유다.

박종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은 “단기적으로는 안드로이드에 집중한다”면서도 “신규 OS를 채용하기 위한 기술적인 준비는 마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