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걸의 사진이야기] '초짜' 사진가가 배워야 할 8가지 습관
by서영걸 기자
2012.06.21 08:05:03
[이데일리 서영걸 칼럼니스트] 사진은 페이스북의 한 사진그룹이 우음도로 떠난 사진여행 장면이다.
얼마 전 본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생산(?)된 사진은 3800억장이라고 한다. 2012년 3월 현재는 매일 약 3억장의 사진이 생산되고, 그 중 거의 절반은 페이스북에 저장된다고 한다. 초단위로 계산하면 1초에 3500장의 사진이 업로드되고 있다. 사진이 명실상부한 소통의 도구라는 말이 괜한 말은 아니다.
그래서 오늘은 좋은 사진에 접근하는, 초보사진가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에 대해 정리해 봤다.
1. 내가 제일 관심있고 좋아하던 것을 정리해보라
자신이 이해하지 못 하는 피사체는 프로도 찍기가 힘들다. 피사체에 대한 이해 없는 좋은 사진은 기교적인 사진에 불과할 때가 많다. 좋은 소재는 멀리 있지 않다. 가까운 내 주변에 있다. 흙 속에 진주를 내가 '발견'하지 못 했을 뿐.
2. 나만의 이야기를 하라
지구에 60억명의 사람이 있으나 똑같은 지문이 없듯이, 유일한 나만의 이야기를 하라. '나만의' 사진은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노래 가사처럼 내 사진의 주인은 바로 내가 돼야만 한다.
3. 사진기를 장악하라
사진은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고, 사진기는 그것을 위한 도구이다. 자신의 도구를 완벽히 이해하고 다룰 수 없다면 자신이 원하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 사진기가 똑똑해져서 셔터만 누르면 나오는 사진은 당신의 사진이 아니다. 그것은 사진기가 대신 찍어준 영혼 없는 결과물일 뿐이다.
4. 매일 감성일기를 써라
사진의 가장 큰 특징은 사진가의 눈으로 본 세상을 다른 이들도 같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대수롭지 않은 매일의 일상과 소소한 감성의 기록이 시간이 지나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 될 수 있다. 당신의 아이들에게, 아빠가 엄마가 본 세상이 어떤 것이었는지 보여주고 싶지 않은가?
5. 더하지 말고 빼라
사진을 찍다 보면 욕심이 난다. 이것도 담고 저것도 넣고 싶다. 한장의 사진에 여러 이야기를 한다는 것, 불가능하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 하나만 제대로 담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덜어내고 덜어내서 더 이상 못 덜어내는 마지막 하나가 가장 중요하다.
6. 기다림을 즐겨라
좋은 빛은 아무 때나 나타나지 않는다. 같은 피사체라도 빛의 방향과 성질에 의해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기다리는 자만이 자신의 빛을 만날 수 있다. 하루에 몇 백장을 찍어도 내 사진은 한 장일 수 있다. 그 한장을 위해 몇 시간을, 며칠을 기다리며 그 시간을 담아내는 것, 그게 사진이다.
7. 남들을 의식하지 마라
가방에서 사진기를 꺼내는 순간, 모든 사람들이 나만 바라보는 듯 하다. 초보 사진가들의 가장 큰 두려움은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사진을 찍는 행위 그 자체다. 부끄러워 하지 말라.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사진 찍는 행위는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8. 내가 좋으면 좋은 사진이다. 그러나 남에게 강요하지는 말라
사진은 자기성찰로서 최고의 매체다. 남이 안 좋다 해도 내가 좋으면 된다. 내가 좋아서 찍는 사진, 남 눈치까지 본다면 그것은 이미 프로로서의 자세이다. 좋은 사진은 내가 강요하지 않아도 다른 이도 자연스레 당신의 감성과 메시지에 공명한다.
9. 결론은?
세상의 울림을 마음껏 받으며 하루하루 열심히 그 느낌을 사진에 옮기다 보면 어느 새 '나만의 사진'을 찍고 있을 것이다. 웃으면서 시작해서 울면서도 끝이 안 나는게 사진이라고 한다. 돌아보면 아쉽고 갈 길을 보니 끝이 안 난다. 인생이나 사진이나 다 비슷하다. 팟캐스트에서 한때 유행했던 말처럼, '닥치고 사진'이다.
<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