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2]10인치 노트, `사각사각` 그 아련한 추억

by안승찬 기자
2012.03.01 08:05:06

삼성전자의 태블릿PC 신제품 ''갤럭시노트10.1''
그래프·도형 보정, 수식 계산해주는 ''S노트'' 기능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인간은 이중적이다. 새로운 스마트기기에 열광하면서도 '골치 아픈 기계가 없던 시절'을 동시에 그리워하는 동물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에 펜이라는 아날로그식 아이템을 도입한 것도 그 때문이다.

실제 노트 크기에 더 가까워진 삼성전자(005930)의 10인치대 '갤럭시노트10.1' 역시 이런 향수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불러일으키느냐가 포인트다.

▲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1`의 `S노트` 기능을 활용하면 손으로 그린 그래프가 자동으로 보정된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종이 위에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써내려가는 연필의 느낌을 그대로 살릴 수는 없는 법. 삼성전자는 우회로를 택했다. 스마트기기의 노트 기능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갤럭시노트10.1에 처음 채용된 'S노트' 기능은 그런 노력의 흔적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2'에 선보인 갤럭시노트10.1의 S노트 기능을 사용해봤다.



일본 와콤의 기술을 적용한 S펜 인식 기능은 기존 5인치 갤럭시노트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S노트를 통해 펜으로 쓴 글자를 대략적으로 인식해 텍스트로 바뀌 주는 기능이 새로 들어갔다. 
 
특히 '1+1='란 수식을 써넣으면 '2'라는 계산치를 바로 보여준다. 미적분 함수 같은 복잡한 수식도 인식해 계산해준다. 노트에 쓴 질문에 자동으로 답이 툭 튀어나오는 묘한 느낌을 줬다.
 
삐뚤삐뚤 그려진 차트를 자동으로 바로잡아 완벽한 직선과 도형으로 바꿔주기도 한다. 종이에선 불가능했던 쓰기 기능을 스마트기기를 통해 구현한 셈이다. 공대생이나 숫자를 많이 다루는 직장인이라면 꽤 매력적인 기능이다.

큰 화면을 분할해 한쪽 화면에서는 웹서핑이나 동영상을 보면서, 동시에 다른 절반의 화면에서 S펜을 이용해 노트 필기를 할 수 있는 '멀티스크린' 기능도 탑재했다.

더 길어진 S펜은 실제 펜에 더 가까워졌다. S펜 끝으로 화면을 누르면 글씨가 지워지는 '지우개' 기능이 추가됐다.

일각에선 "스마트기기로 장문의 글을 쓰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느냐"고 하지만, 어쩌면 소비자들 정말로 원했던 것은 '펜'을 쥐는 순간 하얀 노트 위에 깨알같이 써내려가던 그 아련한 기억일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