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현 건대의료원장 “실력으로 국내 `베스트5` 병원 되겠다”

by정유진 기자
2012.02.14 06:00:00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2월 14일자 24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정유진 기자] “지난해 12월 복지부로부터 최상위 의료기관 칭하는 `상급종합병원`에 지정됐습니다. 최고의 의료 수준을 자타에 공인 받게 됐고 의료진과 직원들의 자부심이 한껏 커졌습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실력으로 국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병원을 만들겠습니다.”

3일 서울 광진구 화양동 건국대병원에서 만난 양정현 의료원장은 상급종합병원 진입이라는 쾌거를 이뤄낸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듯했다. 복지부는 3년에 한 번씩 병원들의 시설·장비·인력 등을 평가해 최고 수준의 의료기관을 상급종합병원으로 선정한다. 그동안 몇차례 고배를 마신 건대병원은 지난해 상급종합병원에 선정됐다. 양 원장 취임 4개월 만에 건대병원 개원 후 80년 동안의 숙원을 이룬 셈이다.

“상급종합병원에 지정되면 병원비가 비싸집니다. 여기에 부담을 느낀 기존 병원 이용자들이병원을 찾지 않게 되면 경영이 어려워지지 않겠냐는 주변의 우려도 많습니다. 하지만 정상급 병원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만들기 위해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강행했습니다. 이제부터는어느 대형병원에도 뒤지지 않는 진단 기술과 수술 실력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양정현 건국대의료원장

건대병원은 소위 말하는 빅5 병원(서울대·신촌세브란스·서울아산·서울성모·삼성서울 병원 등 국내 5대 병원을 가리키는 용어)에 들지 못한다. 개인 소유의 병원에서 시작한 태생적 한계, 2005년 새 병원을 짓기 전 낙후된 의료 환경 등의 요인들이 병원 발전에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2012년 현재 건대병원의 속을 들여다보면 기라성 같은 의료진들이 각 진료 과목마다 포진돼 있는 알짜 병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심장수술의 대가’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 ‘간 이식의 달인’ 외과 이건욱 교수, ‘유방암의 권위자’ 외과 양정현 교수 등이 그 예이다. 2000년 들어 꾸준히 스타 교수 영입에 공을 들인 결과다.

“우리 병원을 소위 뜨는 병원이라는 하는 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삼성서울병원 부원장을 지내다 지난해 6월 건대병원으로 옮기면서 제가 받은 느낌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 병원처럼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병원도 드물 것입니다.”



양 원장은 취임 직후 2주간 200명이 넘는 교수진들을 직접 면담했다. 소아과 의사를 충원해 그동안 제 기능을 못했던 소아응급실을 정상화시켰다. 외과를 위장관·유방내분비·간담도췌장·대장항문 외과 등 4개 전문외과로 나눠 전문성을 강화하고 자율성을 보장했다.

지난 12월에는 중증질환자 유치를 위해 부산에 있는 종합병원을 직접 방문했고 2월까지 서울·강원·광주·전남 등 전국 종합병원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 취임 7개월 차 양 원장의 이 같은 노력으로 건대병원이 제대로된 대학병원으로서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고 많은 사람들은 평가한다.

“우리 병원에 대한 제 욕심을 채우기에 임기 2년은 너무 짧은 시간입니다. 전통적으로 우리 병원이 경쟁력이 있는 소화기내과·흉부외과·산부인과 외에도 경쟁력이 있는 진료과목을 지금의 두배 수준으로 늘릴 예정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건대병원 믿을 만한 병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양정현 건국대의료원장은 누구

1949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났다. 1973년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1982년부터 국립의료원, 삼성서울병원에서 외과 교수로 재직했다. 2000년에는 삼성서울병원 진료부원장을 지냈다. 2011년 6월부터 건국대병원으로 자리를 옮긴 후 9월 의료원장에 취임했다. 양 원장은 유방암 수술의 대가로 꼽힌다. 한국유방암학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