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먹거리` 찾기위한 현대의 분주한 행보

by안재만 기자
2011.12.16 08:09:10

☞ 이 기사는 12월16일자 이데일리신문 11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왕자의 난`에 이은 계열분리 직후까지 재계 서열 2위를 유지하던 현대그룹은 현대건설(000720)과 현대전자(하이닉스)의 워크아웃, 회장의 타계 등으로 2000년대 내내 내리막길만 걸었다.

이후에도 헤쳐나가야 할 난관이 많았다. 범 현대가와 경영권 다툼을 벌였고 주축사업이던 금강산사업은 중단됐다. 의욕적으로 뛰어들었던 현대건설 인수도 불발됐다.

하지만 지난 일은 어차피 돌아올 수 없는 과거. 현대그룹은 신성장사업 발굴에 골몰하고 있다. 최근 벌어진 제4이동통신사업 진출 검토, 6성급호텔 반얀트리 클럽앤스타 서울 인수전 참여 등이 이같은 움직임의 하나다. 현대아산은 비무장지대(DMZ) 관광, 동남아 여행상품 등을 개발 중이다.

재계 관계자들은 현대그룹이 제4이동통신 사업 진출을 놓고 고심한 것도 그만큼 신사업에 목마른 현 상황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대그룹은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 컨소시엄 내 다른 투자자들과 경영진 구성에 마찰을 빚었고 투자금액을 놓고도 이견을 보였다.



컨소시엄측에서 충분한 교감 없이 `대기업 현대와 손잡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현대그룹측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마찰을 빚었음에도 막판까지 사업 참여를 검토했던 건 신사업이 필요한 현대그룹의 상황 탓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현대그룹 주력 계열사들이 업황에 민감한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011200)은 해운업, 현대증권(003450)은 증권업에 크게 휘둘린다. 또 현대아산은 금강산사업이 언제 재개될 지 알 수 없고 현대엘리베이터는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지만 고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

그룹이 신규사업에 목말라한다는 것은 최근 인사만 봐도 알 수 있다. 현대그룹은 전략기획본부를 2개 본부로 나누고 이남용 솔로몬투자증권 부회장을 전무로 신규 영입했다. 이남용 전무는 `구조조정의 전문가`로 재무와 미래성장, 경영관리 업무를 맡게 된다.

그간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는 대외 전략, M&A 업무를 주로 담당해왔다. 전략기획본부장이던 하종선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본부를 확대한 건 전략기획본부가 신사업을 고민해주길 바란다는 뜻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건설 인수 불발 후로도 다른 사업 진출을 여러 각도로 검토했다"면서 "이번 조직 개편은 그룹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