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다찌· 볼보 게 섯거라"..두산인프라코어 `거센 반격`

by윤종성 기자
2011.04.21 12:31:00

두산인프라코어, 굴삭기로 세계를 누빈다ⓛ
목표는 2015년 글로벌 톱3..`브라질 등 중남미 집중 공략`
中소형굴삭기 공장, 하반기 완공..`군산공장도 증설 검토`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두산인프라코어 굴삭기의 성장세가 무섭다. 최근 들어선 `2015년 건설기계 글로벌 톱3`라는 중·장기 비전을 수립하고, 브라질 공장에 6000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브라질 공장이 완공되면 한국과 중국(아시아), 벨기에(유럽), 브라질(남미)을 잇는 `글로벌 생산체계`를 갖추게 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는 굴삭기 사업의 현황과 미래를 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작년 말,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은 우수사업장 순회 방문 일환으로 두산인프라코어 중국 굴삭기 공장을 찾은 자리에서 "내년(2011년)에 굴삭기 2만5000대를 팔면 다시 중국공장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직원들은 움찔했다. `2만5000대`라는 목표치가 결코 만만한 숫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 중국에서 굴삭기 2만2000대를 팔아치웠지만, 이는 2009년에 비해 무려 51%나 늘어난 것이었다. 중국에서 연간 판매량 2만대를 넘긴 것도 작년이 처음이었다. 
 
4개월여가 지난 지금. 중국 굴삭기공장 직원들은 박 회장의 방문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현재 추세대로 간다면 중국 판매 2만5000대를 넘어, 무난하게 2만6000대에 이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올해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내 굴삭기 판매량이 2만9000대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고마쯔, 히타찌 등 일본 경쟁사들이 주춤하자,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내 입지는 더욱 탄탄해 지는 모습이다. 작년 하반기 고마쯔에 잠시 뺏겼던 중국내 굴삭기 판매 점유율 1위 자리도 힘들이지 않고 되찾아올 전망이다. 

▲중국 옌타이에 위치한 두산공정기계의 굴삭기 생산라인 모습

 

 
지난 1997년 굴삭기 234대를 파는데 그쳤던 두산인프라코어는 14년만에 중국에서 94배 성장하는 `위업`을 일궈냈다. 올해는 중국에서의 `성공 바이러스`를 브라질과 러시아,인도 등 신흥 시장으로 옮겨심는 모습이다. 최근 발표한 `2015년 건설기계 글로벌 톱3`라는 중·장기 비전 역시 중국에서의 시장장악력 확대와 함께 `신흥시장 공략`을 양대 축으로 삼고 있다. 
 
최근 브라질 상파울루 주(州)에 총 6000만 달러를 투자, 연산 1500대 규모의 굴삭기 공장을 건설키로 결정한 것에서도 신흥시장 공략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올해 7월 공장 건설에 착수하는 이 공장은 오는 2012년 하반기부터는 22t급을 중심으로 굴삭기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고혁 두산인프라코어 상무(전략담당)는 "중장기 비전인 `글로벌 톱 3`를 달성을 위해선 중남미에서의 생산역량 확보가 필수적이며, 특히 브라질의 경우 월드컵, 올림픽 유치 등으로 지금의 경제성장 추세가 4~5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현지 판매 법인을 확대 개편하는 등 브라질에 대한 세일즈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세계 굴삭기 시장은 미국 캐터필라(CAT)사가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뒤를 이어 일본의 고마쯔(2위)와 히다찌(3위), 볼보(4위), 두산인프라코어(5위) 등이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글로벌 톱3`에 진입하기 위해선 먼저 굴삭기 사업을 시작한 쟁쟁한 선발기업 2개를 제쳐야 하는 상황. 두산인프라코어는 "자신있다"고 말한다. 올해부터 더 탄탄해질 `글로벌 생산벨트`가 자신감의 배경이다.
 
▲돌산에서 작업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굴삭기의 모습






한국과 중국(아시아), 벨기에(유럽), 브라질(남미)를 잇는 두산인프라코어의 `글로벌 생산벨트`는 올해를 기점으로 완벽한 모습을 갖춰갈 전망이다. 브라질 굴삭기 공장 신설 결정에 이어 하반기에는 중국 장쑤성 쑤저우에 짓고 있는 연 8500대 규모의 소형 굴삭기 공장이 완공된다.
 
점차 비중이 커져가는 소형 굴삭기의 생산능력을 높히기 위해 건설되는 이 공장은 추후 2단계 확장공사를 통해 1만2000대까지 생산능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준공된 군산공장은 올해 안에 2단계 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을 완료하고, 2013년까지 군산 2공장을 완공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2013년 2단계 사업 완수를 목표로 한 상황에서 곧 증설 검토에 들어가고, 올해 안에 의사결정을 완료하게 될 것"이라며 "굴삭기 공장의 경우 통상 착공에서 준공까지 2년 정도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군산공장의 경우 지난해 완공됐지만, 이에 대한 의사결정은 2년 전인 2008년 이뤄졌다. 
 
회사의 다른 관계자는 "인천과 옌타이의 기존 굴삭기 공장도 단계적으로 생산 능력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며 "브라질 공장이 완공되면 한국과 중국, 벨기에, 브라질 등 3개 대륙을 잇는 완벽한 `글로벌 생산체계`를 갖추게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