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동산 불경기에도 맨해튼은 `불패`

by피용익 기자
2010.10.02 03:00:00

3분기 주택가격 9% 상승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미국 부동산 시장이 불경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전세계에서 집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맨해튼의 부동산 가격은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인용한 뉴욕 부동산 업체 프루덴셜 더글러스 엘리먼의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맨해튼 주택 가격의 중간치는 전년동기 대비 7.5% 상승한 91만4000달러(약 10억3000만원)를 기록했다.

다른 부동산 업체인 코코란이 내놓은 보고서에서도 맨해튼 집값 중간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 상승한 90만달러로 집계됐다.

엘리먼 리포트를 작성한 조너선 밀러는 "전체 거래에서 스튜디오(원룸) 아파트의 비중이 8% 떨어진 반면 침실 2개 짜리 아파트의 비중은 같은 비율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침실 2개 짜리 아파트 가격의 중간값은 스튜디오에 비해 3배 가량 높다. 즉 소비자들이 더 비싼 주택을 구입했다는 의미다.

팸 리브먼 코코란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들은 더 많은 침실이 있는 더 큰 아파트를 구입하고 있다"며 "모기지 금리가 30년만에 가장 낮은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더 적은 돈으로 더 비싼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수요가 꾸준하자 집값을 내리는 집주인도 크게 줄었다. 3분기 중 주택가격을 하향한 집주인은 27.7%에 그쳐 1년 전의 29.4%보다 낮아졌다.

그러나 아무리 맨해튼일지라도 주택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업률 고공행진과 신용 경색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밀러는 "주택가격이 안정됐다고 해서 불경기에서 벗어났다는 것은 아니다"며 "진정한 회복세를 보기 전에 다소의 가격 하락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