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온혜선 기자
2009.06.09 09:30:10
강남 `강보합세`. 강북 `보합세`
경기회복에 따라 등락 거듭할 듯
[이데일리 온혜선기자] 하반기 서울 수도권 집값은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저금리 기조 속에 주가, 환율 등 경제지표가 안정되면서 부동자금의 부동산시장 유입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 같은 전망은 경기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반기 구조조정으로 경기가 위축되면 주택시장도 타격 받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하반기에 본격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 상반기 매매가격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서울 집값은 완만한 상승세 속에 강남은 강보합세, 강북은 보합세를 점치는 의견이 많다. 강남 주택시장의 핵심인 재건축 아파트는 구매 수요가 여전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PB센터 부동산팀장은 "상반기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부동자금이 유입되면서 2006년 말 최고점 대비 85%선까지 회복됐다"며 "실물경기가 추락하지 않는 한 2006년 말 고점 가격까지 꾸준히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PB 부동산팀장도 "각종 금융권 악재가 불거질 때도 강남권 집값은 예상보다 견고하게 버텼고, 오히려 상승했다"며 "경기 회복에 대한 경제 지표가 호전되면 강남권 집값은 예상외로 더 뛸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가격 등락 없이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강남 재건축아파트 가격은 상반기 규제 완화 움직임 속에 큰 폭으로 올랐지만 투기과열 해제가 유보되면서 가격이 오르지 않는 상황"이라며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지도 않겠지만 추가적인 규제 완화가 없을 경우에 가격 상승은 힘들다"고 전망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도 "강남 집값은 정부의 일시적 부양효과에 의해 가격이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하반기에 경기가 확실한 회복 시그널을 보이지 않는다면 현 가격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북지역은 전반적인 안정세 속에 성수, 한남, 용산 등 개발호재 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양해근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하반기로 갈수록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회피하려는 매물이 나올 것"이라며 "확실한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을 제외하고 강북지역 대부분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의 경우 추가 가격 상승과 보합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박합수 국민은행 팀장은 "분당 야탑동에서 한 때 11억원선에 육박하던 아파트가 작년 말 7억원까지 하락했다가 현재 9억원까지 가격이 회복됐다"며 "분당·일산 아파트 가격이 고점 대비 80~85%선까지 회복된 상태로 앞으로 15~20% 정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안명숙 우리은행 팀장은 "분당서현·일산주엽동 등지의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저가 매물이 모두 회수됐다"며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려면 강남 등 부동산 시장이 먼저 회복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일대 집값은 판교 중대형 물량에 따라 가격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팀장은 "판교신도시의 경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고, 이에 따른 여파로 용인 일대도 강세로 돌아섰다"며 "다만 전매가 가능한 판교 중대형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 물량이 풍부해지면서 가격 상승세가 한 풀 꺾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지방의 경우 경기 회복에 따라 미분양이 어느 정도 해소되기 전까지는 회복세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소장은 "지방은 기본적으로 공급과잉이 심각한데다 인구 감소와 지역경제 침체의 이중 악재에 시달리고 있어 각종 규제완화에도 쌓여 있는 미분양 물량을 팔기가 쉽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만 대전, 천안, 아산, 부산 해운대 등 인기지역의 경우 유망 분양물량이 나올 경우 일시적으로 투자 수요가 몰릴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