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하정민 기자
2006.02.18 06:50:00
[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미국 다국적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신임 의장의 경제 운용 능력에 대해 신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EO들은 버냉키 의장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강력히 대처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향후 추가 금리인상은 한 두 차례에 그쳐야만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전현직 CEO 협의체인 `비즈니스 카운슬`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82명의 대기업 CEO 중 84%는 "연준의 금리 정책이 대략 옳다"고 답했다. 그러나 75%는 "연준의 연속적인 금리인상이 미국 경제에 충격을 줬다"고도 평가했다.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연준이 연방기금금리를 4.5~4.9% 범위로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연준은 지난달 14번째 금리인상을 단행, 연방기금금리를 4.5%로 만든 바 있다.
응답자의 3분의 2는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1~4.0%을 기록할 것이며, 물가 상승률은 2.0~2.4% 범위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CEO들은 미국 경제가 3.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피스 디포의 스티브 오들랜드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기업인과 주주들이 원하는 것은 예측가능성과 연속성"이라며 "연준이 이를 잘 알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들랜드 CEO는 "그린스펀은 통화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확립시켰다"며 "버냉키도 그린스펀과 같은 학파에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15~16일 양일간 취임 후 첫 의회 증언에 나선 버냉키 의장은 그린스펀 전 의장의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드러낸 바 있다.
제약업체 일라이릴리의 시드니 토렐 CEO는 "버냉키는 매우 능력있는 인물"이라고 평했다.
다만 토렐 CEO는 "금리는 이미 충분할 만큼 올랐다"며 "연준이 금리를 너무 많이 올리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연준이 지금 바로 금리인상을 단행한다면 나는 매우 만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