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상석 기자
2002.02.23 06:32:28
[edaily=뉴욕] 호재와 악재가 혼재했던만큼 지수들도 등락이 심한 주말 하루였다. 결국 장막판 숏커버링에 따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다우존스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 마감했다. 그러나 나스닥지수는 한자릿수 상승에 그쳤다. 내주 의회 증언이 예정된 앨런 그린스펀 연준의장의 긍정적인 경기진단에 대한 기대감도 장막판 반등에 일조했다.
22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는 개장초부터 정오무렵까지는 대체로 강보합선에서 소폭의 등락을 거듭했지만 오후들면서 서서히 상승폭을 늘여가기 시작해 장후반에는 급등세로 돌변, 한때 지수 10000선까지 갔다가 저항에 부딪혀 상승폭을 소폭 줄여야 했다. 그러나 지수는 세자리숫자 상승폭을 기록하면서 어제보다 1.34%, 133.47포인트 상승한 9968.15포인트(이하 잠정치)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오전중 잠시 지수가 플러스를 기록했을 뿐 장중 내내 17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장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블루칩의 랠리에 힘입어 상승폭을 늘여가는 듯 했지만 다시 되밀려 플러스권을 지키는 정도에서 만족해야 했다. 지수는 어제보다 0.48%, 8.30포인트 오른 1724.54포인트를 기록했다.
대형주위주의 S&P500지수도 어제보다 0.82%, 8.89포인트 상승한 1089.84포인트를 기록했고, 소형주중심의 러셀2000지수 역시 어제보다 1.44%, 6.62포인트 오른 465.06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3억8천8백만주, 나스닥시장이 18억2천9백만주로 평소수준에는 못미쳤지만 주말임을 감안하면 비교적 활발한 편이었고, 상승 대 하락종목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9대11, 나스닥시장이 19대15로 상승종목이 많았다.
오전중에는 호재와 악재간의 공방이 치열했지만 기술주들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자일링스와 알테라에 대한 투자등급 상향조정으로 인해 반도체주들은 꾸준히 강세를 지켰지만 시스코에 대한 실적추정치 하향조정, JDS유니페이스에 대한 투자등급 하향조정의 영향으로 네트워킹주들의 낙폭이 컸기 때문이다. 또 증권거래위원회가 컴퓨터 어소시에이츠의 회계문제로 조사에 들어갔다는 소식으로 컴퓨터 어소시에이츠가 16% 가까이 급락한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블루칩들도 엔론사태의 불똥이 튄 JP모건체이스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금융주들의 약세로 인해 장후반까지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었다.
UBS워버그의 애널리스트 니코스 테오도소폴리스는 텔레콤업체들의 자본지출 감소 지속과 차세대제품 생산을 위한 의사결정 지연을 이유로 시스코 시스템의 올해 주당순익 전망을 당초의 33센트에서 31센트로, 내년에는 50센트에서 45센트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목표가격도 23.5달러에서 21.5달러로 내려잡았다. 그러나 시스코는 장막판 반등에 성공, 어제보다 0.86% 상승했다. 또 CIBC월드마켓은 JDS유니페이스에 대해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해 JDS유니페이스는 5.32% 하락했다.
엔론사태의 파장이 은행들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은행주들이 전전긍긍했다. 미 의회의 에너지 및 상무위원회가 엔론사태와 관련해 시티그룹, JP모건체이스, 와코비아, 모건스탠리딘위터, CS퍼스트 보스턴, 그리고 드레즈너은행에 대해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는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로 엔론사태의 불똥이 금융주로 튀는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JP모건체이스의 해외법인인 마호이나와 엔론간의 거래를 조사중이라고 보도해 이같은 우려를 증폭시켰다. JP모건체이스는 3.36% 하락했다.
그러나 장후반들어 주말을 앞둔 숏커버링 목적의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면서 장세는 급반전됐다. 더구나 내주에는 앨런 그린스펀 연준의장이 의회에서 미국의 현 경제상황에 대한 증언을 할 예저으로 있어 경기회복과 관련된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이 상당히 긍정적이리라는 기대감도 막판 반등에 힘이 돼 주었다.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서킷시티는 1, 2월중 매출이 기대에 못미쳐 이번 분기 주당순익이 68-71센트에 머무를 것이라고 밝혔다. 퍼스트콜은 주당 75센트 이익을 예상했었다. 또 올해 주당순익도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인 93센트에 크게 못미치는 62-65센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해 주가가 29.8% 폭락했다.
업종별로는 소프트웨어주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술주 업종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네트워킹주들이 장막판 반등에 성공했고 텔레콤, 반도체주들도 강세를 보였다. 기술주 외에는 은행주들이 낙폭을 크게 줄이기는 했지만 약보합세를 지켰고 증권, 금, 그리고 서킷시티의 실적악화 경고로 인해 유통주들도 하락했다. 반면, 바이오테크, 제약, 제지, 보험, 운송, 유틸리티, 석유, 천연가스주들은 강세를 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어제보다 0.33% 올랐고 아멕스 네트워킹지수도 1.41% 상승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 인터넷지수도 어제보다 0.17% 올랐지만 컴퓨터 어소시에이츠의 BEA시스템의 약세로 인해 소프트웨어지수는 0.43% 하락했다. 나스닥시장의 빅3중에서 텔레콤지수가 1.41% 올랐고 컴퓨터지수 0.26%, 그리고 바이오테크지수 역시 0.61% 상승했다. 그러나 금융주들은 역시 약세를 면치 못해 필라델피아 은행지수가 0.03%, 아멕스 증권지수도 0.79% 하락했다.
나스닥시장의 거래량 상위종목중에서는 실적추정치가 하향조정된 시스코가 장막판 반등해 어제보다 0.86% 올랐고 과도한 부채문제의 해결 실마리를 찾은 월드컴도 5.51% 상승했다. 이밖에 인텔이 0.17%, 넥스텔 3.33%, 오러클 1.57%, 퀄컴 0.62%, 그리고 투자등급이 상향조정된 자일링스도 2.71% 상승했다. 반면, 투자등급이 하향조정된 JDS유니페이스가 5.32% 하락했고 선마이크로시스템 1.10%, 마이크로소프트 0.10%, BEA시스템 6.01%,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1.83%, 주니퍼 1.87%, 델컴퓨터도 0.04% 하락하는 등 종목별로 등락이 극심하게 엊갈렸다.
경쟁사인 이뮤넥스를 160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던 암젠은 인수비용 확보를 위해 25억달러 규모의 제로쿠폰 전환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혀 장중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바이오테크주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지만 장후반 낙폭을 크게 줄여 어제보다 0.07% 내렸다.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중에서는 BOA증권이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한 GM이 2.67% 올랐고 엑슨모빌도 4.01% 오르면서 지수상승을 주도했다. 이밖에 AT&T, 캐터필러, 코카콜라, 하니웰, IBM, 3M, P&G, 인터내셔널 페이퍼 등의 상승폭이 컸다. 반면, 그러나 엔론사태와 관련해 구설수에 오른 JP모건체이스는 어제보다 3.36% 하락했고 시티그룹, 이스트먼 코닥, 휴렛패커드, 홈디포 등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