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우리아이 키 크려면...건강부터 지켜야
by이순용 기자
2025.04.05 00:03:25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봄이 오면 어김없이 아이들이 병원에 가는 일이 잦아진다. 감기, 비염, 알레르기, 천식… 한번 걸리면 쉽게 떨어지지 않고, 키 성장도 더디다. 환절기 면역력 저하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아이의 성장 여건 전체를 흔드는 요인이다. 부모들은 아이 키 걱정에 영양제를 사주고, 병원 검진을 받지만 그보다 먼저 챙겨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기본적인 면역력과 체력, 즉 ‘건강한 몸의 바탕’이다.
아이의 성장은 단순히 뼈가 자라는 문제가 아니다. 성장은 신장(腎)의 기운, 간(肝)의 조절력, 비(脾)의 흡수력,?그리고 폐(肺)의 방어력이 유기적으로 작용하는 결과다. 환절기는 바로 이 ‘폐(肺)’가 가장 예민해지는 계절이다.?기온 변화, 황사, 꽃가루, 미세먼지에 노출되며 폐의 기운이 약해지고, 잦은 기침과 감기, 알레르기가 나타난다.
이때 아이들의 몸은 외부 자극에 방어하느라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고, 결국 성장에 필요한 기본 에너지 공급이 차단된다. 면역이 약한 아이는 성장도 더디고, 질병도 자주 앓는다. 그래서 건강한 면역이 성장의 바탕이 되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계절이 바뀌는 이 시기에 아이들의 몸을 다스리는 약을 꼭 챙겼다. 그 대표적인 처방이 바로 귀룡탕(歸龍湯)이다. 귀룡탕은 이름부터 상징적이다. ‘귀(歸)’는 귀경(歸經), 돌아간다는 뜻으로 기운을 제자리로 돌려준다는 의미이고, ‘용(龍)’은 강인한 생명력과 회복력의 상징이다.
귀룡탕은 체력이 떨어진 아이에게 기운을 보충해주고, 자주 아픈 아이에게는 면역을 높여주며, 감기와 알러지로 고생하는 아이에게 호흡기 안정과 순환 회복을 도와준다. 특히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기혈의 흐름’을 원활히 하고, ‘장부 기능’을 균형 있게 조절해주는 작용을 한다. 단순한 보약이 아닌, 아이의 전체적인 컨디션과 기초체력을 회복시키는 약인 것이다.
성장은 결국 몸이 자랄 준비가 되었을 때 비로소 시작되는 일이다. 매년 봄, 아이들의 감기와 알레르기를 방치한 채 키만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감기를 달고 사는 몸, 비염으로 숨쉬기 불편한 몸은 절대 키가 잘 자랄 수 없다.
면역을 지키는 것이 성장의 시작이다. 감기를 이기고, 알러지에서 벗어나야 성장 에너지가 흐른다. 전통적으로 귀룡탕을 챙기던 조상들의 지혜처럼, 봄에는 아이들의 건강한 몸 바탕을 먼저 챙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