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위기 바이오] 압타머사이언스, 매출·시총 기준 미달...CRO 신사업도 난관

by김승권 기자
2025.03.17 09:15:19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압타머사이언스(291650)가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 해소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회사는 2020년 기술특례로 상장한 기업으로 올해부터 매출 기준 상장폐지 요건을 적용 받는다. 올해 매출 30억원을 넘겨야 상폐를 면할 수 있다. 게다가 매출 기준은 매년 단계별로 올라갈 예정이다. 2027년까지 75억원 이상되어야 하고 2028년엔 100억원을 넘어야 한다. 단 시가총액이 600억원이 넘으면 해당 기준은 면제된다. 압타머사이언스의 7일 장 마감 기준 시총은 279억원인데 이보다 두배 이상 올려야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법인세 비용차감전 당기순손실(법차손) 기준 리스크도 남아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압타머사이언스는 작년 매출 7억원, 영업손실 69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도 86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작년 임상수탁기업(CRO)을 인수했지만 매출 상승 효과가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압타머사이언스는 작년 8월 강원도 소재 CRO 기업 인터내셔널사이언티픽스탠다드(ISS)를 약 20억원에 인수했다. 이 회사의 인수 시점 재무재표를 보면 매출 39억원, 부채 총계 70억원, 자본 -53억원 규모로 분석된다. 버는 돈보다 빚이 많은 기업을 인수하며 부채는 더 늘었다. 마지막 분기보고서 제출 시점 기준 부채 총계 204억원으로 1분기 170억원보다 증가했다.

압타머사이언스 주가 추이 (데이터=네이버증권)
그럼에도 매출이 39억원이 되는 기업을 인수했기에 작년 압타머사이언스의 매출 규모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작년 7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을 보면 경영 악화로 프로젝트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으며 매출 상승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압타머사이언스 관계자는 “인수 당시 경영 악화로 인해 기존 프로젝트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며 “진행률이 아직 미진한 상황이기 때문에 인수 효과로 인한 매출 최대 반영은 올해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기존 매출인 39억원 보다는 낮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해상충 문제도 있을 수 있다. 인터내셔널사이언티픽스탠다드는 비임상 검체 분석 기업으로 알려졌다. 임상 과정 전 인체나 동물의 검체를 분석하는 기업인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통상 CRO 기업이 신약개발을 하면 용역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CRO업계 한 관계자는 “검체 분석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CRO 기업이 신약 개발 회사에게 일을 받고 프로젝트 정보를 받아 용역을 진행하는데 신약개발을 한다고 하면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2011년 포항공대에서 스핀오프한 바이오텍이다. 신약 개발과 진단 영역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신약개발 분야에서는 압타머-약물접합체(ApDC®) 플랫폼을 기반으로 고형암 치료제, 혈액암 치료제 등 혁신신약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기대감이 컸지만 본업 성과는 크지 않았다. 기술 수출 소식은 현재까지 전무하다. 용역 매출 또한 작년 3분기 기준 1억 6000만원에 그쳤다. 진단 제품인 ‘압토디텍트 렁’ 제품 매출 또한 73만원 정도에 머물렀다. 임상 시험은 작년 하반기 1상에 진입했지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법차손 위기도 도사리고 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2023년 법차손 비율 87.9% (법차손 136억원, 자기자본 154억원), 2024년 상반기 법차손 비율 50%를 초과하며 관리종목 위기에 직면했다. 작년 말 유상증자를 통해 법차손 위기에서는 일단 벗어났지만 여전히 위험요소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압타머사이언스는 작년 11월 시가총액의 60%에 달하는 200억원대 증자를 진행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회사 측은 법차손 이슈는 일단 해결했다고 강조했다. 압타머사이언스 관계자는 “유상증자 이후 법차손 이슈는 작년에 해소된 상태로 보고 있다. 작년 법차손 비율 40%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남은 금액도 170억 이상된다”며 “또한 기술수출 논의도 병용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중국 쪽 제약사와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전환사채(CB) 만기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CB는 발행 회사의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기업의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바꿔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다. 하지만 주가가 떨어지면 채권 상환을 요구해 원금과 이자수익을 요구할 수 있다. 즉 한꺼번에 상환이 요구되면 신약개발에 사용할 비용이 일부 사라지는 상황인 것이다.

압타머사이언스의 경우 전환가액과 주가간 괴리가 큰 기업 중 상위권이다. 2개월간 만기 전 CB 취득 공시를 올린 이 회사는 전환가액과 주가 간 괴리율이 70%를 초과했다. 7일 종가 기준 압타머사이언스 주가는 954원이었는데 압타머사이언스가 지난 2022년 발행한 1회차 CB의 전환가액은 3645원으로 파악된다. 회사 측 관게자는 “작년 11월부터 상환 요구가 들어와서 상환이 진행됐고 해당 수요가 최근 유상증자에 포함되어서 진행된 부분”이라며 “올해 상반기 일부 상환하면 모두 상환이 끝난다. 크게 우려할 것은 없는 수준의 사채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CB 조기상환 청구는 CB 발행 후 2~3년간 기업가치 제고가 안 이뤄졌거나 CB 발행시 본질 가치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았단 의미”라며 “조기 상환이 몰리지 않으려면 주가 관리가 어느 정도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