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우 엠비트로 대표 “무통 채혈기, 내년 출시...국내 제약사와 유통 논의 중”

by유진희 기자
2024.12.18 11:00:35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레이저 채혈기의 확증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도 내놓기 위해 판매 승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후발주자이지만 통증 없는 채혈기를 통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것이다.”

이영우 엠비트로 대표는 6일 서울 용산구 본사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매일 같이 고통 속에서 채혈하는 소아 당뇨병 환자들의 고통을 줄여주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영우 엠비트로 대표. (사진=엠비트로)


2017년 설립된 엠비트로는 레이저 기술에 기반한 의료기기업체다. 최근 레이저 채혈기 ‘오티브’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끌어내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티브는 일회용 바늘이 아닌 레이저를 이용해 통증 없이 채혈하고 혈당을 측정하는 의료기기다.

이 대표는 “오티브는 채혈 과정에서 느끼는 고통을 ‘무통’ 수준으로 낮춰주는 특장점이 있다”며 “바늘 대신에 미세 레이저로 채혈해 피부에 물리적 손상이 적고, 순간적으로 고온의 레이저가 조사돼 감염 우려도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기존 상용화 제품과 달리 50~150mJ 낮은 출력을 통해 제품을 구현했다”며 “성인뿐만 아니라 소아 당뇨병 환자까지 타깃하는 만큼 안전성을 최우선 실현 가치로 봤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연속혈당측정기(CGM), 스마트와치, 스마트링 등 혈당을 측정하는 다양한 최신 기기와 경쟁에서 오티브가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직접 채혈해 검사하는 게 가장 정확한 혈당 측정치를 얻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혈당 측정에 오류가 생기면 당뇨병 환자는 최악의 경우 목숨까지 잃을 수 있어 정확한 데이터 확보가 중요하다”며 “FDA는 스마트링 등 비침습형 혈당 측정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고, CGM도 채혈 측정을 보완할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편의성도 고려해 혈당 수치는 측정 즉시 엠비트로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전송할 수 있게 했다”며 “이를 통해 이용자는 실시간으로 혈당을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후발주자가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시장의 우려에 이 대표는 성과로 답하고 있다. 실제 이미 미국 시장 공략의 조력자로 현지 수혈 기관에 의료 장비를 공급하고 있는 ‘ASI’가 나섰다. ASI는 엠비트로의 제품이 내년 하반기부터 현지 판매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미국의 최대 헌혈 기관 중 하나인 ‘바이탈란트’도 엠비트로와 함께하고 있다. 엠비트로와 바이탈란트는 무통 레이저 기반의 헤모글로빈 측정기를 개발하고 있다. 내년 상용화가 기대된다. 이밖에도 세계적 진단 효소 제조사인 일본 ‘도요보’의 개발 의뢰를 받아 혈액 기반의 각종 질병 진단을 위한 무통 레이저 채혈기도 만들고 있다.

이 대표는 “유럽에서는 하반기에 오티브 판매 승인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미국 시장에서는 현지 업계의 요구로 헤모글로빈 측정기가 먼저 상용화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엠비트로의 레이저 채혈기 ‘오티브’. (사진=엠비트로)


그의 이력도 회사의 신뢰를 높이고 있다. 이 대표는 국내를 대표하는 레이저 공학자 중 한 명이다. 일본 게이오대 전기공학과에서 레이저·광공학 분야의 박사학위를 취득 후 이후 막스플랑크 생체물리화학연구소 등에서 국제적인 연구 경험을 쌓았다. 2019년 세계 3대 인명사전 ‘마르퀴즈 후즈 후’(Marquis Who‘s Who)의 평생공로상을 받을 정도로 글로벌 인지도가 높다. 2020년부터는 소비자 연맹 가정용 미용기기 안전 검증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의료파업 등으로 인해 오티브의 상용화 일정이 다소 늦어졌지만, 남은 일정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다”라며 “상용화가 현실화되면 기술성평가 등을 통해 코스닥 상장 준비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다”라고 전했다.

엠비트로는 오티브의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되는 2026년 100억원 이상의 연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회사는 이후에도 전년 대비 매년 배 이상의 연매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글로벌 혈당측정기 시장은 2022년 128억 달러에서 2032년 280억 달러까지 연평균 8.13%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세계 소아 당뇨병 치료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221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는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사와 선주문에 대한 막바지 협상을 하고 있고, 내년 세계 최대 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도 여러 바이어와 주요 제품에 대한 판매 논의를 하기로 했다”며 “이를 기반해 당장 출시 첫해인 내년에도 40억원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