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진수 기자
2023.11.10 09:35:09
이그니스로부터 기술료 기대, 품목 출시 후엔 로열티 수령
미국 이어 중국 매출 더해지면 5년 내 매출 1조원 돌파 기대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SK바이오팜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시장으로 평가받는 중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기술료 확보는 물론이고, 중국 시장 진출 이후 대규모 매출 확보를 통해 매출 1조원 달성 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5일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운영하는 임상정보 사이트 ‘클리니컬 트라이얼즈’에 따르면 이그니스 테라퓨틱스(Ignis Therapeutics)는 수면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의 임상 3상 시험을 최근 승인받았다.
이번에 이그니스가 실시하는 임상은 주간 과다 졸림증(Excessive Daytime Sleepiness, EDS) 환자 및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bstructive Sleep Apnea Syndrome, OSA) 환자 총 204명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임상 참여자들은 솔리암페톨 투여군과 위약 투여군으로 나눠져 효과를 비교 분석 받는다. 이번 임상은 내년 10월 종료될 예정이다.
이그니스는 SK바이오팜과 상해 소재 글로벌 투자사 ‘6 디멘션 캐피탈’이 합작해 설립한 중국 CNS(중추신경계) 전문 제약사다. SK바이오팜은 이그니스에 미국 등에서 판매 중인 세노바메이트(제품명 엑스코프리)와 솔리암페톨(제품명 수노시)을 비롯해 카리스바메이트, SKL13865, SKL20540, SKL24741 등 여러 개의 신약 후보물질을 이전했다. 기술수출을 통해 1980억원(1억5000만달러) 규모의 지분을 획득했으며, 선계약금 약 265억원(2000만달러)과 개발 단계별 마일스톤 약 200억원(1500만달러) 및 판매에 따른 로열티 등 수익을 확보한 바 있다.
솔리암페톨의 경우 이미 FDA 허가를 받아 판매 중인 제품인 만큼 품목허가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전망이다. 또 이그니스는 솔리암페톨을 비롯해 기술 도입한 다른 주요 치료제 임상에도 나설 예정으로, SK바이오팜은 개발 진행 속도에 따라 이르면 내년 단계별 기술료 최대 100억원 가량을 취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현재 중국을 비롯해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 세노바메이트 임상을 진행 중으로 내년 임상 종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중국에서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기 전 시장 진출 준비에 나서면서 이그니스 임상 속도에 발맞추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중국사업팀을 ‘SK생물의약과기(상해)유한공사’라는 이름의 법인으로 운영 중이다. 중국 법인은 현재 진행 중인 임상 지원 뿐 아니라 품목허가 이후 판매와 영업 등의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SK바이오팜의 주력 신약인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이그니스 개발이 본격화 되는 경우 SK바이오팜이 확보할 수 있는 매출은 훨씬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 뇌전증 환자 수가 1000만명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현재 약 4조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세계 최대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미국인데, 미국의 뇌전증 환자 수가 120만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향후 중국의 시장 규모가 미국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단순 계산으로는 중국의 뇌전증 치료제 시장 규모가 30조원까지 커질 수 있는 셈인데, SK바이오팜이 미국에서와 같은 수준의 점유율로 성장한다면 블록버스터 의약품 탄생도 기대할 수 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뇌전증 환자에게 한방 치료를 많이 실시하고 있어 환자 수나 시장 규모 등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어렵다”며 “다만 점차 현대화된 치료가 도입되고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움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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