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가 ‘세계 최고’로 극찬한 티앤알바이오팹...“또 다른 기업과 계약 논의 중”

by송영두 기자
2023.03.25 10:00:44

J&J 경영진, 티앤알바이오팹 직접 방문할 정도로 기술력 신뢰
글로벌 시장 정조준, 시장성 확대-제품 믹스 확대
또 다른 글로벌 기업과 공동연구 및 공급계약 논의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재생의료 전문기업 티앤알바이오팹이 세계 최대 헬스케어 기업 존슨앤드존슨(J&J)의 러브콜을 받아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해 주목받고 있다. 2020년부터 J&J와 공동개발연구를 진행한 끝에 결실을 맺은 것이다. 여기에 추가로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 공동연구 및 공급계약을 논의 중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티앤알바이오팹을 관련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보한 것을 인정했다는 평가다.

2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티앤알바이오팹은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과 환자 맞춤형 3D 임플란트 제품(티앤알 PSI Plus)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제품은 회사가 3D 바이오플린팅을 이용해 개발했다. 악안면 부위 골절 및 손상 환자의 개전 수술에 쓰이는 맞춤형 임플란트(PSI)다.

티앤알바이오팹은 2013년 포항공대 3D 바이오프린팅 연구 사단이 설립한 회사다. 당시 조동우 교수를 비롯한 포항공대 3D 바이오프린팅 연구진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조 교수 제자들인 윤원수 대표와 심진형 최고기술경영자가 주축이 돼 설립한 기업이 티앤알바이오팹이다. 3D 바이오프린팅은 다양한 재료와 방식으로 복잡하고 정밀한 3차원 구조체를 제작하는 기술이다. 인공조직, 장기, 세포 구조체 제작에 필요한 조직공학 분야 최적의 방법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재생의료 시장은 2018년 250억 달러에서 연평균 19.8% 성장해 오는 2024년 76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왼쪽)호아킨 두아토 존슨앤드존슨 최고경영자, 팀 슈미트 존슨앤드존슨 아시아퍼시픽 대표.(사진=존슨앤드존슨 홈페이지 갈무리)
티앤알바이오팹과 J&J의 이번 공급 계약은 J&J 측이 먼저 손을 내밀면서 이뤄졌다. 2017년 티앤알바이오팹 경영진은 상해에 있는 J&J 본사 최고영업책임자(CSO)를 만났고, 그 이후부터 J&J측과 인연이 이어졌다. 2020년부터는 J&J와 제품 공동개발 연구에 돌입했고, 공동연구 3년만에 공급 계약을 체결해며 결실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드존슨 최고경영자(CEO)와 팀 슈미트 존슨앤드존슨 아시아퍼시픽 대표 등이 판교에 위치한 티앤알바이오팹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그만큼 3D 바이오프린팅 등 티앤알바이오팹의 재생의료 기술에 큰 신뢰를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는게 업계 및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정승교 티앤알바이오팹 전무는 “J&J과는 중국에서 CSO를 만난게 처음이있다. 이후 공동개발 연구가 이뤄졌고, J&J 본사 경영진이 자사를 방문하는 등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이들은 우리가 만나자고 해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J&J는 티앤알바이오팹 기술을 흥미로워 했다. 우크라니아 전쟁에서 머리를 다친 환자를 자사 제품을 통해 치료했던 사례가 알려지면서 이번 계약 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J&J 경영진은 티앤알바이오팹의 ‘티앤알 PSI Plus’를 높게 산 이유는 세계 몇 안되는 의료기기 4등급을 획득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의료기기는 위해성 정도를 판단해 1등급부터 4등급으로 구분되는데 구체적으로 △1등급 : 잠재적 위해성이 거의 없는 의료기기(진료용 장갑, 병원 침대 등) △2등급 : 잠재적 위해성이 낮은 의료기기(혈관내 튜브 및 주사기 등) △3등급 : 인체 내 일정기간 삽입되거나 중증도 잠재적 위해성을 가진 의료기기(치과용 임플란트, 인공 뼈 등) △4등급 : 고도의 잠재적 위해성을 가진 의료기기(인공각막, 필러 등)로 나뉜다. 업계 관계자는 “J&J 경영진은 티앤알바이오팹 제품 공급 승인을 위해 1년동안 검토했다. 4등급 제품인 만큼 꼼꼼히 들여다 본 것”이라며 “J&J는 안전성 문제로 인한 환자 등 소비자들의 소송 같은 부분을 굉장히 신경쓰고 있다. J&J의 승인은 티앤알바이오팹 제품의 안전성과 기술력을 인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티앤알바이오팹 3D 바이오프린터.(사진=티앤알바이오팹)
특히 티앤알바이오팹은 이미 재생의학 관련 세계 최고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경쟁사는 미국 셀링크, 웨이크포레스트 대학 등이 꼽힌다. 국내외 재생의학 기업들은 ECM, 3D 프린팅 등 각기 특화된 분야들이 있다. 하지만 티앤알바이오팹은 재생의학에 꼭 필요한 고분자, ECM(세포 외 기질), 3D 바이오프린팅 분야 모두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 이 기술력을 플랫폼으로 진화시켜 경쟁사 대비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일명 툴 박스(Tool Box)라고 표현을 하는데, 툴이 연장이고 박스가 공구함이 되는 것이다. 즉 3D 프린팅과 관련된 높은 기술, 자체적으로 만드는 세포, 이를 스스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연장인 것이다. 여기에 관련 세계 3위 수준의 특허와 200여개가 넘는 SCI급 논문은 티앤알바이오팹 펀더멘탈을 강하게 만드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경쟁사인 미국 셀링크의 경우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지만, 역분화 줄기세포 분화 기술을 확보한 티앤알바이오팹의 기술이 더욱 진보된 형태로 평가받는다. 또한 재생의학 관련 가장 앞선 연구를 하고 있는 곳이 미국 웨이크포레스트 대학인데, 임상 연구 경험은 전혀 없다. 반면 티앤알바이오팹은 다양한 임상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번 J&J와의 공급 계약 체결로 인한 매출은 환자 맞춤형 제품 특성상 당장 그 규모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환자 발생시 치료 부위 등에 따라 제품 가격대가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회사 측은 J&J와의 계약은 확장성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고, 또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 공동연구 및 공급 계약 등을 논의 중인 만큼 글로벌 시장 진출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의료 솔루션 글로벌 기업인 비브라운 고위 관계자가 티앤알바이오팹을 방문했고,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한 글로벌 시장 규모가 18조에 달하는 창상피복제가 본격 공급되고 있으며, 성형, 유방재건에 사용되는 이종 사체피부(ADM)와 복합지혈제까지 올해 하반기 공급되면 실적 상승도 본격화 될 전망이다. 티앤알바이오팹은 지난해 매출은 약 57억원으로 전년 대비 77.9% 증가했다. 올해는 관련 제품들의 공급으로 매출 상승 등 빠른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충기 티앤알바이오팹 부장은 “이번 계약으로 우리 제품은 J&J의 글로벌 공급망에 등재됐다. J&J가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시장 확대에 신호탄을 쐈다는 의미다. 지역적 확대와 제품 믹스 확대가 이뤄질 것”라며 “J&J 외에도 이름을 밝힐 순 없지만 타 글로벌 기업들과 공급 계약 등을 논의 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