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성훈 기자
2023.03.14 04:59:42
M&A 시장에 해운사들 속속 정박
실적 호조에 새주인 찾기 본격화
컨테이너·벌크·LNG…업종도 다양
실적은 장점…매물별 온도차 관건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인수합병(M&A) 항구에 해운사들이 속속 집결하고 있다. 최근 자본시장 열기가 살아난 틈을 놓치지 않고 새 주인을 찾기 위한 해운사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한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해운사 실적이 오름세를 탄 지금을 매각 적기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컨테이너·벌크·LNG 등 해운사별 주력 업종도 다르다 보니 원매자들도 매물별 잠재력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매각 측에서는 저마다 강점을 내세우지만, 원매자들의 선택을 받는 매물만 살아남는 흐름이 짙어질 전망이다.13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HMM과 폴라리스쉬핑, 현대LNG해운 등이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에이치라인해운과 SK해운도 잠재적인 M&A 매물로 매각을 조율하고 있다. 동 시기에 복수의 해운 매물이 M&A 시장에 속속 정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매물은 단연 HMM이다. 국내 최대 국적 선사인데다 실적 지표도 호조로 돌아서면서 매각을 위한 최적의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HMM은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각각 20.69%, 19.9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HMM은 과거 현대그룹 핵심 계열사였던 현대상선이 전신이다. 2016년 해운업 침체로 워크아웃에 돌입했고,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로 이뤄진 채권단의 정책 자금을 받으면서 회생에 성공했다.
2020년만 해도 영업이익이 9808억원이었던 HMM은 지난해 9조9455억원을 기록하며 10배 넘게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매출도 6조4133억원에서 18조5868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19 수혜를 톡톡히 누리며 영업이익률이 53.5%에 육박하는 매물로 거듭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HMM 매각 성패를 가를 포인트도 최근 급증한 실적에 있다는 분석이다. 영업익이 급성장하면서 싼값에 매각하기 어려워 졌기 때문이다. 국책은행 주도의 매각이다 보니 ‘헐값에 팔았다’는 시선도 잠재워야 한다. 시장에서는 HMM의 몸값을 최소 4조원에서 최대 10조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총 2조68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최소·최대 몸값의 괴리가 크다는 것은 시장의 평가가 아직 한 지점으로 모이지 않았다는 점을 의미한다. 몸값 자체가 무거운 상황에서 5~6조원 가까운 차이를 어떻게 좁히느냐도 관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