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바뀐 ‘랩지노믹스’의 새 전략…美진출로 매출 다변화
by이광수 기자
2022.09.27 08:30:32
클리아랩 인수로 엔데믹 대응 계획
"협상 막바지...이름 연내 인수 마무리 계획"
중소 바이오와 협업 강화…"미국 진출 교두보 될 것"
디지털·AI 진단 등 디지털 헬스케어로 영역 확대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팬데믹은 끝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 이후로 글로벌 백신 개발사들의 시총은 고꾸라졌다. 단 화이자(PFE)는 상대적으로 높은 하방 경직성을 보여줬다. 코로나19 백신 외에도 탄탄한 제품군을 갖추고 있어서다. 국내 업체들이 강세인 진단키트에서도 코로나19 관련 매출과 무관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게 시장의 일관된 목소리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랩지노믹스(084650)는 이르면 연내 클리아(CLIA) 랩(Lab) 인수를 마무리 할 계획이다. 대주주가 루하프라이빗에쿼티(루하PE) 변경된 이후 추진하는 매출 다변화 전략 중 하나다.
랩지노믹스 관계자는 “클리아 인증을 받은 실험실을 인수하게 되면 식품의약국(FDA)인증을 받지 않고 클리아 인증을 통해서 미국 시장에 제품과 키트, 진단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며 “기존 실험실에 보유했던 제품에 더해서 매출 다변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는 클리아 인증이 확보된 실험실이 다수 있는데, 랩지노믹스가 이번에 인수하려고 하는 실험실은 그 중에서도 규모가 큰 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 관계자는 “인수 최종 협의를 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매출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매출 형태가 생길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일각서 제기하는 자금 확보 여력에 대해서도 “충분하다”고 답했다. 루하PE로 대주주가 변경되면서 유입된 투자금과 기존 현금 유동성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클리아는 미국 내 제약사, 보험사와 연계된 곳도 있고 다양하다”며 “FDA 인증을 받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랩지노믹스처럼 클리아 랩을 인수하려는 국내 바이오가 더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미출 진출의 게이트 역할도 맡겠다는게 랩지노믹스의 계획이다. 중소 바이오 업체와 협업을 강화해, 미국 시장 진출을 원하면 랩지노믹스를 통해 빠르게 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행보도 관찰된다. 최근 랩지노믹스가는 디지털 헬스케어 ‘인트인’과는 진단기술을 활용한 사업 협력을 위해 ‘굿닥’과 각각 업무협약(MOU)을 맺은 바 있다.
랩지노믹스 관계자는 “많은 업체와 디지털 분석과 인공지능(AI) 의료 진단 등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북미시장에서도 매출을 발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랩지노믹스 창업자인 진승현 대표는 루하PE에게 경영권을 넘긴다고 발표했다. 루하PE는 진 대표가 보유한 지분 전량인 12.7% 900억원에 사들인다. 또 3자 배정 유상증자에 340억원, 전환사채(CB)에 6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전체 거래 금액은 1840억원이다. 결과적으로 루하PE는 희석 기준 랩지노믹스 지분 36.01%를 확보하게 된다.
루하PE는 중앙대 약대 출신으로 SV인베스트먼트(289080)와 미래에셋증권등을 거친 이종훈 대표가 이끌고 있는 신생 PE다. 시장에 공개된 첫 번 째 딜은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를 상대로 프리(Pre) IPO 형태로 180억원을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