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남아 사춘기, 비만 반드시 경계해야 하는 이유!
by이순용 기자
2022.09.10 00:04:29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남아들의 체형이 여성화되고 있다. 원인은 사춘기 무렵 비만이다. 부모는 그냥 좀 통통한 거겠지 하고 무심히 생각하지만, 아이는 둥글둥글해진 체형에 키는 안 크고 유독 가슴만 나와 심각한 신체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교우 관계나 학업에도 지장이 있기 마련이다. 비만, 특히 남아의 사춘기 무렵 비만은 반드시 경계해 미리미리 체중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국내 성장기 연령대의 비만 문제는 청소년 4명 중 1명이 과체중 또는 비만에 해당할 만큼 이미 심각했다. 여기에 코로나19를 겪는 지난 2년여간 야외활동 제한, 고열
량 배달 음식 섭취 증가 등으로 더욱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통계청의 2020년 비만율 조사에 따르면, 중학생 비만율이 10.9%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고, 고등학생 비만율이 13.3%로 0.4% 증가했다.
비만은 우울증, 당뇨, 편두통, 대사증후군, 고지혈증 등 각종 질환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 더욱이 성장기 아이의 비만은 키 성장과 체형 형성에 치명적이다.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하체 뼈에 부담이 늘기 때문이다. 체내에 축적된 지방이 셀룰라이트화되어 신진대사뿐 아니라 체형에도 영향을 주고, 키 성장에 도움이 되어야 할 성장호르몬이 지방 분해에 소모될 수 있다. 지방세포에서 분비하는 ‘렙틴’은 성호르몬을 자극해 성조숙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성조숙증이 나타나면 성장판이 빨리 닫히므로, 최종 키가 본래 커야 할 키보다 10cm 이상 작을 수 있다.
여기서 사춘기 무렵의 남아 비만이 더 심각한 문제인 이유는, 한창 몸이 만들어지는 시기에 비만으로 남성 호르몬 분비는 방해받고 여성호르몬 분비는 늘어나기 때문이다. 생식기 성장이 평균보다 적게 이루어질 수 있고, 여성형 유방(여유증)이 생기고 여성화된 체형으로 이어져 성인이 되었을 때 정상 체중으로 돌아와도 가슴이 남아있을 수 있다. 실제로 국내 남성 여유증 환자는 2만 명을 훌쩍 넘은 상태이고, 그중에서도 젊은 남성의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그들은 유방암의 발생 위험도 함께 가지고 있다.
적절한 체중 관리를 통해 비만으로 인한 문제가 사춘기 이후로 장기화하기 전에 해결해야 한다.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는 골고루 섭취하되, 고열량 패스트푸드나 탄산음료 등의 섭취는 줄이도록 한다. 매일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유산소 운동을 계속하는 습관을 들이고, 숙면을 취하며 물을 충분히 마셔서 가짜 식욕에 빠지는 일을 방지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크다.
다만 아이가 비만인 상태가 오래되었거나 관리 효과가 미비하다면, 더 늦기 전에 전문클리닉의 도움을 받도록 하자. 성장치료와 비만 치료를 병행하면, 키도 크고 살도 금세 빠진다. 기쁘게도 아이의 자신감부터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것을 확인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