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핫한 NFT 잘 아시나요?…"사실 모릅니다"

by김성훈 기자
2021.12.03 00:10:00

NFT(대체불가능토큰) 시장서 투자 ''광풍''
''NFT 뛰어든다 선언''에 주가상승 부채질
개념 이해 부족한 상황…묻지마 투자 조짐
''시너지 있나?'' 의문스러운 업종도 존재
"버블 꼈다고 봐야…투자 신중해야" 조언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현 시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키워드를 꼽으라면 두말할 나위 없이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 토큰)다. 최근 영어사전 출판사인 영국 콜린스가 해마다 선정하는 올해의 단어로 NFT를 뽑았다고 하니 신드롬 이상의 관심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열기와 관심에 비해 ‘이게 왜 유망하고 왜 투자할 가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멈칫하게 된다. 개념이 확실치 않은 지금을 기회 삼아 일제히 NFT 사업을 한다 뛰어들자 주가가 급등하는 ‘이상 열기’마저 보이고 있다. 학계에서는 성장 잠재력을 갖췄다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제대로 된 이해 없이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NFT의 사전적 의미는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증명하는 기술로 디지털 콘텐츠에 고유 일련번호를 부여한 단 하나의 파일’을 말한다. 기존 디지털 파일과 달리 핵심 정보나 역대 소유 이력, 소유주들의 정보 등을 코드형태로 담고 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 대학원 교수는 쉽게 말해 ‘등기권리증’(집문서)이라고 표현한다. 집 문서에 주택 정보는 물론 이전 소유주들의 핵심 정보가 담겨 있는 등기권리증(집문서)의 디지털 버전을 떠올리면 된다고 설명한다.

NFT가 세간의 관심을 끌게 된 배경에는 NFT 다음으로 사람들이 관심을 두는 메타버스(가상융합현실)와 맞물린 영향이 크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메타버스가 디지털 자산이 유통되는 경제시스템의 기반 위에 운영되는데 NFT는 메타버스 경제시스템 운영에 필수적”이라며 “NFT를 통해 사용자는 메타버스에서 다른 사용자들과 자산을 거래하며 자신의 세계를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FT가 처음 화제가 된 것은 고가 예술품 경매에 해당 기술을 접목하면서다. 지난 3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크리스티 온라인 경매에서 NFT 기술이 적용된 디지털 아트 작가 비플의 작품 ‘매일:첫 5000일’이 6930만 달러(약 780억원)에 낙찰된 것이 신호탄이었다.

‘돈 많은 그들의 세상’으로만 치부되던 NFT는 최근 게임 업계로 전이되며 파괴력이 더해졌다. 대표적인 것이 NFT 기술을 적용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미르4’다. 기존 게임이 돈을 써서 유료 아이템을 사야 이길 수 있는 ‘페이투윈(Pay to Win)’ 방식이었다면 미르4는 NFT를 활용해 게임아이템을 거래면서 사용자가 돈을 버는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 방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NFT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소식이 더해지자 NFT는 국내 증권가를 비롯한 자본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다. ‘NFT 관련 사업을 구축한다’거나 ‘NFT 관련 플랫폼’을 꾸렸다는 얘기가 나오면 이유 없이 주가가 뛰었다.



문제는 NFT 사업 추진 발표가 쏟아지며 관련주로 꼽힌 상장사들의 주가가 무차별하게 올랐다는 점이다. 단기간 시장을 휩쓸었던 테마주들의 끝이 좋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현재 흐름은 우려스럽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구체적인 개념 이해조차 없이 NFT에 집착하는 투자는 건강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NFT 기대감을 타고 주가가 폭등한 일부 기업들의 경우 주식을 팔아 주머니를 채우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NFT플랫폼 사업 호재에 최근 두 달간 주가가 160% 뛰었던 갤럭시아머니트리(094480)는 지난달 26일 장 마감 뒤 자사주 전량(134만 주)을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이 여파로 1만86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일 1만3000원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이밖에 NFT 호재로 주가가 뛴 하이브(352820)와 카카오게임즈(293490), 한글과컴퓨터(030520), 바이브컴퍼니(301300) 임원들도 주가 급등을 기회 삼아 지분을 팔아 치웠다.

전문가들은 NFT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황에서 자금이 몰리면서 거품이 형성됐다고 분석하면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 대학원 교수는 “메타버스 시장이 커지고 있어 이와 결합한 NFT 기술도 성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재로선 제대로 된 개념 이해가 없다 보니 무분별한 투자가 이뤄지면서 거품이 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일부 업종에서는 NFT를 통해 상품의 소유 목록 등 히스토리를 접목해 가치를 이끌어 낼 수도 있겠지만 큰 시너지가 날 수 있을까 싶은 업종들도 있다”며 “무분별한 투자보다 NFT가 업종별로 어떤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학습과 검증이 더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