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수성 vs, 비주류 쇄신… 與원내대표 경쟁 尹·朴 압축
by이정현 기자
2021.04.13 00:00:00
윤호중·박완주 민주 차기 원내대표 도전장… ‘SK계’ 안규백 불출마
尹 “개혁 통해 위기 극복” vs 朴 “성역 없는 혁신”
결과 따라 ‘임기 말’ 文정권 입법 과제 추진도 영향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사령탑 대결 구도가 12일 친문 당권파인 윤호중 의원(4선 경기 구리시)과 비주류 박완주 의원(3선 충남 천안시을)간의 양자대결로 압축됐다. 4·7재보궐선거 참패를 계기로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되는 가운데 174석 의원들의 선택에 따라 집권여당의 원내 전략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윤호중(왼쪽) 의원과 박완주 의원(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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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의원과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각각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국회 민주당 2기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윤 의원은 “민주당을 이기는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성역 없는 혁신’을 주장하며 “민주당의 가치를 회복하고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과 박 의원의 맞대결은 친문과 비주류의 경쟁으로 설명된다. 윤 의원은 이해찬 전 대표와 가까운 당권파이자 친문 핵심으로 분류된다. 당 사무총장을 맡았던 21대 총선 당시 공천 작업을 주도하며 민주당 내 친문 초선 의원들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박 의원은 86 운동권 출신으로 민주당 주요 계파인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의 전폭적인 지지가 예상된다. 지난 대선 당시에도 안희정 당시 충남도지사를 지원하는 등 친문 핵심과는 결이 다르다.
윤 의원과 박 의원은 4·7재보선 참패 원인 및 앞으로의 민주당의 원내 전략에 대해서도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남은 임기 1년간 174석 집권여당을 진두지휘하는 만큼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입법 추진 방향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은 개혁을 통한 위기 극복을 강조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여권의 검찰개혁과 부동산 관련 입법을 주도적으로 추진해왔던 것의 연장선상이다. 당청관계에 대해서도 당정협의 제도화를 통한 강력한 협력체계 구축을 약속했다. 특히 당내 일각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논란으로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지적에 대해 “1년 반 전에 있었던 일이며 개인적인 평가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내에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도록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애초 출마가 예상됐던 안규백 의원은 “가장 낮은 곳에서 정권 재창출에 앞장서겠다”며 불출마했는데 사실상 윤 의원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대선 출마가 유력한 정세균 국무총리의 측근으로 친문과 정세균계가 손을 잡은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박 의원은 입법 추진 노선 수정을 암시했다. 민생법안 우선 추진 및 재보궐 선거 원인 제공시 무공천 당헌당규 재개정, 건강한 비판이 가능한 환경 조성 등을 약속했는데 친문 일색이었던 당 컬러를 바꿔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이 주도하는 당정청 관계 정립을 언급한 것도 눈에 띈다.
그는 “지난 1년간 민심 이반에 침묵하고 방관했던 것을 반성할 것이며 저부터 변화하고 혁신하겠다”며 “변화와 혁신에는 골든타임이 있고, 그 출발은 민주당의 가치를 회복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민주당 정부이며 문 정부의 실패는 민주당의 실패”라며 친문과 완전히 선을 긋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