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LED 매각, 2대주주 서울반도체 변수에 흔들리나

by신상건 기자
2016.03.10 06:20:00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계열사 정리에 나서고 있는 포스코그룹이 손자회사인 포스코엘이디(LED)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2대 주주인 서울반도체가 매각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어 향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료: 각 사.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포스코LED는 이달 말까지 자본잠식에 따른 결손금을 보존하기 위해 주주들의 보유주식 100%(600만주)를 무상감자할 예정이다. 포스코LED는 LED 조명 제조·설치와 IT기술 융합 조명 제어 솔루션사업을 진행하는 회사다. 2010년 설립 이후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해 지난해말 기준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포스코LED의 주요 주주는 포스코ICT(63.3%·380만주), 서울반도체(20.0%·120만주), 포스코(16.7%·100만주) 등이며 무상감자를 통해 보유 지분 모두가 소각된다. 포스코LED는 주주들의 지분 소각이 완료되는대로 구주주 우선 배정 방식으로 신주 180만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이 주식 가치는 약 9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제는 포스코LED의 최대 주주인 포스코ICT가 최근 LED칩 전문업체인 아미트론과 선박용 케이블 제조기업인 송현TMC으로 구성된 아미트론컨소시엄과 매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점이다. 이는 유상증자를 통해 회사를 살리기보다 매각하겠다는 의도가 강하게 엿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말 포스코LED의 자산을 모두 매각 예정자산으로 분류했다.

2대 주주인 서울반도체는 “‘포스코LED 매각에 대한 사전 논의가 없었다”며 아미트론 컨소시엄에 경영권을 넘기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서울반도체 입장에서는 보유 지분 소각에 대한 아무런 보상도 없이 동의하지 않은 회사에 경영권을 넘겨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주주구성을 봤을 때 8대 2이라 한계가 있다”며 “내부적으로 매각에 대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ICT는 서울반도체 등 기존 주주들을 보호할 장치는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포스코ICT는 “서울반도체 등 주주들과 충분한 협의 아래 무상감자를 결정했다”며 “서울반도체를 비롯한 기존 주주들은 신주 발행에 참여해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들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매각을 결정했다는 것은 오해”라며 “아미트컨소시엄과 차후의 대책 중 하나로 MOU를 맺었을 뿐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