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중형 디젤차 시대 연내 개막.. '4파전' 전망

by김형욱 기자
2014.02.10 05:00:00

내달 출시 신형 쏘나타에 디젤 엔진 적용
말리부·K5·SM5도 연내 디젤 모델 추가돼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국산 중형 디젤차 시대가 열린다. 유럽산 수입차의 폭발적 인기를 이끈 디젤 엔진이 국산 중형차 시장에서도 ‘마법’을 부릴지 관심을 끈다.

(위부터) 위장막을 씌운 현대차 신형 쏘나타(LF), 쉐보레 말리부, 르노삼성 SM5, 기아차 K5. 제공=카앤드라이버(맨 위), 나머지는 각사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005380)는 내달 국내 출시 예정인 신형 쏘나타(LF)에 디젤 모델을 추가할 예정이다. 배기량 1.7리터 VGT가 탑재된다. 디젤 모델의 출시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미 출시를 위한 준비는 대부분 마쳤다. 같은 엔진을 공유하는 기아차(000270)도 이르면 연내 K5 디젤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미 i40를 통해 중형 디젤차를 선보인 바 있는 현대차는 주력 모델인 신형 쏘나타에 디젤 엔진을 탑재함으로써 본격적으로 중형 디젤 시대를 알린다는 계획이다. i40 디젤 모델은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33.0㎏·m에 복합연비 15.1㎞/ℓ의 가솔린 대비 월등한 성능을 갖췄으나 파생모델인데다 가격이 약간 높아서 판매량은 적었다.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는 올 초 디젤 엔진 개발 경험을 두루 갖춘 김해진 파워트레인 부문 사장을 연구개발본부장에 앉히며 디젤차 강화에 나섰다.

한국GM도 신형 쏘나타가 나오는 3월에 맞춰 중형 세단 쉐보레 말리부 디젤 모델을 내놓는다. 2.0리터 디젤 엔진을 장착해 성능과 연비에서 모두 경쟁 가솔린 모델 대비 우위를 점한다는 계획이다.



르노삼성은 올 하반기에 중형 세단 SM5의 디젤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모회사인 르노가 디젤이 강세인 유럽 시장을 주 무대로 하는 만큼 최근의 디젤 트렌드가 반갑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중형 세단 최초로 엔진 배기량을 낮춘 SM5 TCE(가솔린) 모델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 환경부가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부담금을 내도록 하는 저탄소차 협력금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낮은 디젤차 도입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내년부터는 디젤 택시도 도입된다.

소비자의 기대도 크다. 지난해 말 중고차 회사 SK엔카가 차량 연료별 운전자 선호도 설문조사를 한 결과 디젤이 52.2%로 가솔린(27.1%), 하이브리드(13.3%)를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차는 조만간 상품성을 한층 높인 쏘나타·K5 하이브리드 신모델도 출시할 계획이어서 기존 가솔린에 디젤-하이브리드까지 고객의 선택폭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성공 여부는 가격과 상품성이다. 디젤차는 가솔린차보다 연비가 높지만 그만큼 가격대가 높다. 상대적으로 소음·진동도 크다. 제조사가 얼마나 공격적으로 가격대를 책정하는지, 또 가솔린 세단 수준의 안락함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따라 성공 여부는 엇갈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 디젤 세단의 성공은 높은 연비에 걸맞은 상품성을 갖췄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나올 국산 디젤 중형 세단도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가격과 상품성이 시장 안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