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12일 인사..반도체 '강화'·네트웍스는 '광풍'
by김현아 기자
2013.12.09 00:12:12
이르면 12일 인사..SKT내 SC사업기획본부, 부문으로 격상 추진
SK네트웍스 임원 수 줄일 듯..SK플래닛 대표이사는 유임될 듯
[이데일리 김현아 김보경 이유미 기자] SK(003600)그룹이 이르면 12일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총수 부재에 따른 그룹의 위기상황에서 큰 폭의 승진 잔치는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나 계열사별로 엇갈린 실적에 따른 신상필벌이 뒤따를 전망이다.
SK하이닉스(000660)의 반도체 부문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조직 확대와 브라질 광산 개발 실패에 따른 SK네트웍스(001740)의 임원 구조조정 여부가 핵심 이슈다. 실적이 다소 좋지 않았던 정유화학 분야에서 3년 임기를 다한 박봉균 SK에너지(096770) 사장, 차화엽 SK(003600)종합화학 사장, 최관호 SK(003600)루브리컨츠사장 등의 교체 여부도 관심사다.
SK텔레콤은 2011년 11월 하이닉스를 인수한 것을 계기로 사내 사업개발부문에 SC(semiconductor)사업기획본부를 운영해 왔다. 하이닉스 출신인 진교원 전무가 이끄는 3개 팀이 상품기획업무 등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 이 본부가 부문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그룹 관계자는 “SC본부에는 40~50 명이 일하는데 텔레콤에 두고 부문으로 키울지, 아니면 SK하이닉스로 떼 낼지 고민하고 있다”며 “하이닉스를 미래성장 엔진으로 키우자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텔레콤이나 네트웍스 등에서 일하던 일부 임원은 SK하이닉스로, 텔레콤 임원 중 일부는 SK브로드밴드 등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텔레콤 임원들의 자회사·계열사 이동은 ICT부문의 그룹내 리딩 업체인 텔레콤의 전문가를 계열사에 보내 키운다는 의미도 있지만, 텔레콤 자체의 임원 수가 기준보다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SK네트웍스는 2010년 브라질 광업개발사 MMX에 13.7%(7억 달러) 지분투자를 했는데, 사업 손실이 SK네트웍스 전체를 흔들만큼 심각한 수준으로 전해졌다. MMX의 주가하락, 철광석 항구 건설 연기 등이 맞물리면서 그룹은 지난해 신임 사장에 문덕규 SK E&S 사장을 선임해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해 왔다. 이 과정에서 80여 명의 임원 중 19명을 대기발령했는데,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관계자는 “SK네트웍스의 사업이 너무 부진해 임원 정원이 20여명 정도 오버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밖에 SK증권, SK해운, SK건설, SK컴즈 등 올해 실적이 급감한 계열사의 경우 인력이동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SK컴즈(066270)는 실적악화로 실본부장급 이상 임원 전원이 일괄 사표를 제출한 상태다.
2011년 가을 ‘통신서비스’와 ‘플랫폼 서비스’를 분리해 SK플래닛이 만들어진 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룹에선 음성통화 수익이 정체 및 하락하고 있는 시점에서 SK플래닛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느냐의 관건은 내년이 좌우할 것으로 본다.
올해까지 성장기반을 마련하고, 내년(3년차)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을 바라보는 단계라는 말이다.이 때문인지 서진우 SK플래닛 사장은 인사철임에도 미국 뉴욕으로 날아가 맞춤형 패션서비스인 ‘스타일태그’를 홍보하기에 바빴다.
SK플래닛 관계자는 “SK텔레콤 수준의 인센티브를 받게 되는 시기가 내년까지인 만큼, 내후년에는 플래닛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 차이가 커질 수 있어 전직원들이 한 마음으로 ‘라인’ 같은 서비스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