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CAR톡]쉐보레 김진표 "제2의 인생 레이싱서 배웠다"
by김자영 기자
2013.07.15 05:30:45
가수에서 레이서로 거듭나.."모터스포츠 대중화 노력중"
"쉐보레 차량 하체 튼튼.. 올란도·트랙스 맘에 들어"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고등학생 래퍼, 패닉의 멤버, 독특한 랩 스타일로 유명세를 타며 90년대와 2000년대 큰 인기를 받은 남자. 하지만 이제는 자동차와 서 있는 모습이 더 자연스럽고 레이싱복과 선수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남자, 가수에서 레이서로 변신한 김진표(35세)씨를 만난 곳은 최근 문을 연 강원도 인제스피디움 서킷이었다.
| 쉐로베 레이싱 팀의 김진표 선수. 한국GM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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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CJ헬로비전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3전 경기가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렸다. 점심께 찾은 인제스피디움에서 쉐보레 레이싱팀의 김진표 선수는 오전 예선경기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며 본경기인 오후 경기를 준비 중이었다.
“예선 경기 결과로 결선 출발 순서를 정하게 되죠, 그래서 예선이라 해도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는 플라잉랩에서 스핀이 바깥으로 나가며 차가 좀 다치고 결과도 썩 마음에 들진 않네요.(웃음)”
가수 김진표가 선수 김진표로 된 것은 지난 2006년. 친하게 지내던 이세창과 류시원으로부터 레이싱팀 입단 제의를 오랫동안 받아오다 장고 끝에 입단 결정을 내렸다. 시작한 지 2년 만에 슈퍼1600클래스에서 종합 1위, 이듬해 슈퍼2000클래스에서 시즌 종합 3위를 차지하는 등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레이싱 아이돌로 거듭나기도 했다.
김진표는 “사진 찍는 것이 취미여서 친한 형들이 레이싱 경기를 할 때마다 따라다니며 현장을 찍곤 했다”며 “레이싱카를 재미삼아 몰아본 뒤 엄청난 쾌감을 경험하고 바로 코치를 받으며 입단하게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렇게 맺은 자동차와의 인연으로 탑기어코리아의 최장수 진행자, F1 경기의 국내 해설자로도 활발히 활동영역을 넓혔다.
김진표는 레이싱 선수를 시작하면서 자신에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를 ‘겸손’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했다. 레이싱을 통해 배운 가르침이기도 했다.
그는 “패닉 활동 당시 음악프로그램에서 수없이 1위를 하면서 거품에 취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음악프로그램의 등수와 레이싱 경기에서의 등수를 남다른 감정을 준다”고 고백했다. 내가 노력한 결과물이 1초 이하의 시간 단위로 정확히 기록되는데다 오롯이 자신의 노력과 실력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매력이 큰 쾌감을 줬다. 큰 쾌감을 주면서도 자칫 자만하거나 욕심을 부리면 경기 중 큰 사고로 이어진다는 점은 “매사에 겸손하자”라는 자세를 갖게 했다.
일찌감치 자동차광이였던 김진표는 고3 때 운전면허를 따자마자 패닉활동에서 번 돈으로 생애 첫 차인 현대차(005380)의 티뷰론을 샀다.
“자동차를 좋아하긴 했지만 자동차의 메커니즘까지 알지 못했기 때문에 그야말로 ‘내멋대로’ 차를 막 탔죠. 어찌나 험하게 탔는지 산 지 한 달 만에 변속기를 망가뜨렸습니다.”
현재 그는 재규어랜드로버의 구형 디스커버리를 5년째 타고 있다. 두 명의 아이를 키우다 보니 실용성을 따지다 보니 이만한 차가 없다 싶다. 자동차 관련 TV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고가의 수많은 차를 극한까지 시험해보면서 무작정 드림카를 꿈꾸던 어린 시절보다 차에 대한 흥미가 살짝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쉐보레 레이싱팀에서 활동 중이며 크루즈 레이싱용 튜닝카를 타는 김진표의 쉐보레 차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그는 “쉐보레 팀 소속이어서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쉐보레 차의 감성을 좋아한다”며 “쉐보레는 하체가 정말 좋은 차”라고 극찬했다. 튼튼한 차체와 전자식 스티어링임에도 불구하고 정확히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가는 것이 쉐보레 차의 큰 장점으로 꼽았다. 하지만 차를 구매하는 대중은 출력 마력 제로백 등의 제원을 먼저 보게 돼 쉐보레가 선택에서 멀어지는 것이 안타깝다는 것.
앞에서도 언급했듯 두 아이의 아빠로서 실용성을 1순위로 두는 김진표는 “실용적인 이유로 쉐보레에서 올란도를 가장 좋아한다”며 “운전의 재미로만 따지면 올해 출시된 트랙스”라고 주저 없이 말했다. 1.4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의 치고 나가는 맛이 쏠쏠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무게중심이 가수보다는 자동차 업계로 기울어진듯한 김진표는 모터스포츠 업계에서 자신의 숙제가 있다고 했다.
그는 “레이서로 훌륭한 기록을 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것보다는 모터스포츠로 대중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 레이싱 전용 서킷이 다섯 군데나 생기는 등 인프라는 갖춰졌지만 대중의 관심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좀 더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스타 레이서를 비롯해 피겨에 김연아 선수와 같은 레이싱 스타를 발굴하는 작업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자동차메이커들이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전했다.
“1등 레이서보다는 모터스포츠를 활성화하는 것이 현재 저의 꿈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레이싱을 좀 더 배우고 공부하고 열심히 해야겠죠. 현대차가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 출전하는데 국내에도 팀을 꾸려 적극적인 투자를 해줬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죠. 하하(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