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공식취임.."대통합으로 국내외 도전 극복"
by이정훈 기자
2013.01.22 03:54:17
`하나의 미국` 주제 연설 "인종-당파 분열 극복"
건보개혁-총기규제-적자감축 등 과제 제시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공식 취임식을 갖고 자신의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에 있는 의회의사당인 캐피털 힐 계단에 마련된 특별무대에서 열린 취임 연설에서 ‘하나의 미국’이라는 주제로 “미국을 갈라놓은 인종적, 당파적 분열의 상처를 극복하고 앞으로 닥칠 국내외 도전에 대처할 수 있는 통합의 지혜를 모으자”고 호소했다.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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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미국의 번영과 미래를 위해서는 국가적 화합, 정치권의 타협, 시민의 정치 참여가 중요하다”며 “미국을 세운 건국정신과 가치는 오늘날 급변하는 세계에서 우리를 인도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최근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미국의 가능성은 무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총기규제와 이민법 개정, 세제 개혁 등 이 시대의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는 모든 국민이 안전과 품위를 위한 기본적인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믿는다”며 “건강보험 비용과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지만, 이 나라를 만든 세대를 돌보는 것과 미래건설을 위한 세대에 투자하는 것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만 한다는 생각은 거부한다”며 두 과제 모두 적극 추진할 뜻을 재차 강조했다.
또한 지난달 코네티컷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과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총기규제 강화를 시급히 추진해야 하며 이민법 손질과 세제 개혁 등 시급한 이슈를 다루려면 미국민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점도 역설했다.
다만 이날 연설에서는 향후 4년간의 통치 비전과 철학만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새 정책들은 언급하지 않았다. 백악관측은 다음 달 12일 연두교서에서 구체적인 정책들을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연설 전인 오전 11시50분 존 로버츠 대법원장의 주재하에 “나, 버락 후세인 오바마는 미국 대통령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모든 능력을 다해 헌법을 수호할 것을 엄숙히 맹세합니다”라는 취임선서를 했다. 에이브러햄 링컨 16대 대통령과 흑인 지도자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사용했던 성경 2권 위에 손을 얹었다.
오바마 대통령 및 조 바이든 부통령 부부는 이날 오전 9시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성 요한 교회에서 아침 예배를 보는 것으로 취임 행사를 시작했다. 이후 오전 10시40분 백악관에서 나와 방탄 차량을 타고 대형 성조기가 드리워진 의회 의사당의 취임식장으로 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검은색 정장에 푸른 색 넥타이를 맸고 미셸 여사는 체크무늬가 들어간 감청색 코트형 드레스를 입었다.
이날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을 축하하기 위해 새벽부터 수많은 인파가 행사가 열리는 내셔널 몰로 몰려들어 줄을 길게 선 채 곳곳에 설치된 검색대를 통과했다. 그러나 청중 숫자는 4년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
오전 11시부터 지미 카터, 빌 클린턴 등 전직 대통령 부부들이 행사장 중앙무대에 착석한 반면 조지 HW. 부시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부자 내외는 병환 등을 이유로 행사에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