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의 부활]4년만에 `뒤바뀐 운명` MB vs 노무현
by김진우 기자
2012.02.16 06:00:00
2008년 2월 화려한 취임 李, 쓸쓸한 낙향 盧
2012년 2월 총체적 난국 李, 정치적 복권 盧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2월 16일자 16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1. 2008년 2월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전국에서 몰려온 2만5000여명의 시민 등 모두 4만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7대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이 성대하게 거행됐다.
이 대통령은 2007년 12월19일 치러진 대선에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26%)와 이회창 무소속 후보(15%)를 제치고 압도적인 지지율(49%)로 당선된 후 이 자리에 섰다.
`함께 가요, 국민 성공 시대!`라는 표어를 내건 취임식에서 이 대통령은 "한국이 선진화 국가로 가기 위해 민간 주도형 발전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매년 7%의 경제성장과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위의 경제대국을 상징하는 `747 공약`을 선언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최고경영자(CEO) 출신 대통령 시대를 알리는 서막이었다. 이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후 KTX를 타고 고향인 경남 김해 봉하 마을로 귀향했다.
2002년 12월 대선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된 노 전 대통령은 `사람 사는 세상,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려 했지만, 재임 중 잇단 구설수와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실패한 정권`이라는 오명을 받으며 쓸쓸하게 퇴임길에 올랐다.
2. 2012년 2월15일. 취임 4주년을 앞둔 이 대통령은 최근 잇따라 터진 친인척 측근 비리와 서울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논란, 경제 양극화 심화로 인해 위기에 처했다. 레임덕(집권 말 권력누수 현상) 징후가 국정 운영 전반에 나타나고 있다.
집권당인 한나라당은 14년3개월 만에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복지·일자리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현 정권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일부와 친박(친박근혜) 진영은 이 대통령의 탈당 및 MB 측근 자진 사퇴론을 주장하고 있다.
취임 직후 76%에 달했던 국정운영 지지도는 현재 3분의1로 토막났고, 정책 동력을 상실한 이 대통령은 집권 마지막 해를 이끌어 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의회 권력을 교체하는 4·11 총선과 12·19 대선을 거치며 이 대통령은 `식물대통령`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반해 노 전 대통령은 퇴임 4년이 지나 `정치적 복권`을 이뤘다. 친노(친노무현) 인사들이 민주통합당을 점령했고,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향수가 어느 때보다 높다. 최근 실시된 `다시 뽑고 싶은 대통령` 여론조사에서 43%의 응답자가 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이 대통령을 지지한 응답자는 2%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