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는 소규모 학교..`폐교 위기는 옛말`
by김혜미 기자
2011.10.07 07:30:00
대청초교, 통폐합 전면 보류 이후 설비투자 등 확대
교동초교, 맞춤학습·방과후학교 활성화로 학생 수↑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작은 학교의 희망`,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들`.
서울 강남구 대청초등학교와 종로구 교동초등학교는 이 두 가지 수식어가 앞에 붙는다. 전체 학생 수가 각각 229명과 108명으로 서울 시내 초등학교 평균에 크게 못미치는 작은 학교지만, 그 덕에 맞춤형 학습이나 체험 위주 학습 등 큰 학교에서 쉽게 하지 못하는 일들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들 두 학교는 한때 적은 규모로 인해 폐교 위기를 맞았다. 대청초등학교는 지난 7월 인근 영희초등학교와 통폐합 소식이 전해졌고, 교동초등학교도 올 초 신입생 수가 한 자릿 수로 줄어들면서 폐교 가능성이 거론됐다. 그러나 이들 두 학교는 `작은 학교`에서만 가능한 교육 환경을 장점으로 부각시킨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대청초등학교는 지난 7월 `서울 첫 통폐합 초등학교`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개포주공아파트 등 주변 재건축 계획이 진전을 보이면서 학생 수 증가가 예상, 통폐합 계획은 잠정 보류됐다. 7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대청초등학교 1층에 자리했던 강남교육지원청 특수교육지원센터는 내년 3월 이전하기로 했다.
이에 어두웠던 학교 분위기는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대청초등학교는 그동안 개별 학생들의 실력에 맞춘 맞춤형 수업을 강화하는 한편, 그동안 미뤄 온 설비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천정형 냉난방기를 설치하고, 컴퓨터실 교육용 컴퓨터도 최신 기종으로 교체했다. 내년에는 영어전용 교실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 학교는 그동안에도 학기 초 실시한 심리검사와 진단평가를 바탕으로 맞춤형 수업을 진행해 왔다. 이 결과를 토대로 선생님들은 수업 연구와 준비를 하고, 부진학생은 전담 강사를 활용해 수업 진도를 따라갈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대청초교는 2년 연속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단 한명도 기초학력미달 학생이 나오지 않았다.
조학규 대청초교 교장은 "학교가 변화하기 시작하면서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며 "기존에 없었던 아람단이나 보이스카웃 등의 소년단체 가입을 추진하는 등 아이들이 다니고싶고, 다니기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종로구 교동초등학교 한 켠에는 상추와 치커리 등 채소를 심은 텃밭이 자리잡고 있다. 교장과 교감 등 학교 구성원들이 정성껏 키운 이 채소는 점심 때마다 아이들의 식탁에 올라간다.
| ▲ 교동초등학교 학생들의 플로어볼 수업 진행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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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초등학교는 학생 수가 108명으로 대청초등학교보다 더 적지만, 이를 장점으로 살린 좋은 사례다.
1개 학급당 평균 학생이 20명 정도여서 선생님의 맞춤 학습이 가능한 것은 물론, 승마와 플로어볼, 축구, 요리 등 교과목 외의 수업을 늘려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원어민 영어수업을 무료로 진행하는 등 사교육비 절감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 학교는 강원도 횡성의 사재산마을과 자매결연을 맺어 가족체험학습도 진행한다. 지난 9월 둘째주에도 학부모와 전교생이 다 함께 체험학습을 다녀왔고, 지난 봄 래프팅과 두릅축제에도 참여하는 등 다양한 현장학습도 진행하고 있다.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 4월까지만 해도 두자릿 수에 불과했던 학생 수는 108명으로 세자릿 수로 불었다. 이유남 교감은 "4월 이후 전학 온 학생 수가 20명 정도고, 현재도 비슷한 수의 학부모들이 아이를 전학시키고 싶다고 상담을 요청하고 있다"며 "글로벌 리더 3%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 역시 한때 입학생 수가 7명에 그치는 등 학생 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 처했었다. 지난 5월에는 학교부지에 복합 문화시설을 짓겠다는 종로구의 논의 내용이 전해지며 또 한번 힘든 상황을 맞기도 했지만 현재는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