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공격적 확장 한화케미칼..재무부담 없나?

by김일문 기자
2011.08.19 09:10:00

작년 솔라펀 이어 印尼 석화업체 인수 추진
실적 좋지만..추가 외부 차입 불가피할 듯

마켓in | 이 기사는 08월 10일 14시 27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김일문 기자] 한화케미칼(009830)이 인도네시아 석유화학업체 인수 추진을 공식화 하면서 회사 자금사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태양광과 2차전지 사업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로 차입 확대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자칫 재무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화케미칼은 지난 8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인도네시아 석유화학기업인 `설핀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추정하는 `설핀도`의 인수 대금은 약 7000억원 정도. 회사측은 "의사결정이 마무리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수 여부나 금액 등 구체적인 사항을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 한화케미칼 재무구조 추이(출처: 사업보고서 및 분기보고서)

한화케미칼은 사업의 중심축을 태양광과 2차전지로 이동시키면서 최근 1년여 동안 적극적인 투자를 집행해왔다. 작년 8월 4363억원을 들여 중국의 태양광 모듈업체 솔라펀파워 지분 인수를 시작으로 미국의 태양광 기술개발업체 지분과 자회사 유상증자, 나노소재 벤처회사 및 합작법인 투자 등으로 연간 5000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투자가 집행될수록 차입도 덩달아 늘어났다. 솔라펀을 인수할 때는 전체 투자금의 80%를 수출입은행 차입을 통해 조달했고, 작년 11월과 올 5월 발행된 회사채의 절반은 폴리실리콘 생산시설과 중대형 2차전지 설비구축에 쓰였다.
 
올 1분기 현재 한화케미칼의 총 차입금은 1조6467억원. 문제는 차입금이 앞으로도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화케미칼은 오는 2013년까지 폴리실리콘 제조설비에 총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지만 현금성 자산(831억원)이 많지 않다는 점 때문에 추가 차입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물론 탄탄하게 뒷받침 해주고 있는 실적은 이같은 우려를 상당부분 잠재울 수 있다. 작년말 기준 한화케미칼의 EBITDA는 6000억원에 달한다. 또 매년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차입이 늘어나는데도 불구하고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가 급격히 요동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업황을 쉽게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익성만으로 한화케미칼의 공격적인 투자가 적절한지를 따지기는 힘들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실적과 현금 창출력이 개선되고 있지만 지속 여부를 보장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특히 한화케미칼이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는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당장 큰 수익을 바라기 힘들다는 점을 지적한다.
 
한 자산운용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폴리실리콘 공급 과잉이 2013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원가경쟁력이 있거나 고순도 기술력이 있는 최상위 업체들은 충분한 이익을 내고 있지만 후발 주자들이 뛰어들기에 부담이되는 시장인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자체 사업의 실적과 보유 지분 가치 등으로 쌓아놓은 재무 안정성이 차입 확대로 자칫 흔들릴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최근 1년간 한화케미칼 투자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