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르노삼성`..수출로 '세계'를 달린다

by이창균 기자
2011.04.28 12:21:00

"수출 증대에 맞는 품질로 국내 소비자들까지 만족시킬 것"
누적 수출 40만대 돌파..브랜드 입지 다져
"프리미엄(Premium)? 노 프라블럼(No Problem)!"

[이데일리 이창균 기자] "내수 전략이요? 지속적인 수출 증대와, 그에 맞는 품질과 서비스로 국내 소비자들까지 만족시킬 겁니다"
 
지난달 판매실적 발표 이후 기자와 만난, 르노삼성자동차 관계자는 이같이 말하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이것은 르노삼성의 향후 비전과도 맞닿은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이 찍은 방점은 단연 '수출'이다.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로. 전사 차원에서 5년 안에 누적 수출 100만대를 넘기겠다는 야심찬 포부도 더했다. 지난해 성공적으로 출범 10주년을 맞은 르노삼성이, 다시 향후 10년을 자신하는 근거다.



지난 1분기 르노삼성은 수출 부문에서 단연 주목할 만한 실적을 냈다. 80여개국을 대상으로 한 1분기 누적 수출 판매량이 3만5245대로 전년동기대비 57.3% 증가한 것.

월별로도 각각 157.4%(1월), 45.2%(2월), 23.3%(3월)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르노삼성은 지난달 '누적 수출 40만대'를 달성했다. 승승장구다.

▲ 르노삼성은 지난달 25일 누적 수출 판매량 40만대를 기록했다. 사진은 쿠웨이트로 향하는 1023대의 수출 차량이 부산 신항 출항을 앞둔 모습.

비결은 뭘까. 르노삼성은 내부적으로 어떤 변화를 체감하고 있을까.

르노삼성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 르노삼성 브랜드의 입지가 크게 강화됐다"며 "이는 출범 초기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브랜드 파워와 기술력에 의존적이었던 데서 탈피, 품질 부분에서 검증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르노삼성은 르노, 닛산과 공동 개발 네트워크를 구축한 상태다. 르노삼성과 르노가 공동 개발한 차량을 르노삼성이 생산한다. 르노 100년 역사상 최초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QM5가 대표적인 공동 개발 사례.
 
한국 르노삼성이 단순한 '생산기지' 개념이 아닌 '개발기지'로 정착하는 과정에서 르노-닛산과 해외 시장에 품질과 기술력으로 어필했고, 그만큼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이에 따라 유럽, 중국 등 최근 전략 시장에서도 각국별 트렌드에 맞게 현지화, 다변화 전략을 꾀하는 것이 용이해졌다"며 "르노삼성이 만든 차라고 하면 현지 소비자들이 품질을 믿고 구매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르노-닛산 판매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한편, 공동 A/S(애프터서비스) 네트워크로 기존 얼라이언스의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르노삼성은 출범 첫해인 지난 2000년부터 2005년까지 도합 8241대를 수출하는 데 그쳤지만, 2006년 한해에만 4만1320대를 수출하면서 괄목할 만한 도약을 이뤄냈다. 이후 2008년 9만5043대, 지난해 11만5783대로 잇따라 신기록을 세우면서 전체 판매량 가운데 수출 비중을 40%대로 끌어올렸다.
▲ 르노삼성의 지난 10년간 연도별 전체 판매대비 수출 판매 비중. 지난 2006년을 기점으로 수출 비중이 수직상승해 2008년, 2010년에는 각각 40%를 넘어섰다(*2000년 수치는 9월 출범 후 4개월분만 반영됨).


올 들어 르노삼성은 수출 시장에서 또 한번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1월 유럽에서 시판에 들어간 SM5(수출명 래티튜드)의 권장 판매가격을 최대 4만5000유로(약 7000만원)로 책정한 것. '제값받기' 전략을 넘어 값을 아예 높여 책정하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이에 대해 나기성 르노삼성 전무(해외수출총괄)는 "현지 딜러 마진을 포함하면 더 고가일 수 있는데, 이는 르노가 유럽 지역에서 SM5를 최고급 세단으로 포지셔닝한 데 따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 SM5

한마디로 SM5를 회사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의 첨병으로 삼았다는 것. 르노가 그룹 차원에서 SM5를 '그룹의 미래 이미지를 결정하는 주요 계기'로 보고 있다고 나 전무는 덧붙였다.

이 '과감한 전략'은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다. 지난달에는 유럽 현지에서 SM5 차종 역대 월별 수출 기록인 2368대가 팔렸다. 지나친 강수(强手)가 자칫 악수(惡手)로 돌아오는 게 아니냐던 업계 일각의 우려도 잠재웠다.

르노삼성 다른 관계자는 "내수에서는 중형차로, 유럽 수출에서는 대형차로 포지셔닝을 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라며 "지역별로 시장 상황을 반영한 수출 전략을 세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수출용 차량과 내수용 차량의 퀄리티를 동등하게 가져가면서도, 합리적인 수출 전략으로 국내 고객의 신뢰도를 높이는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지난 2월까지 전체 누적 수출 판매량 가운데 가장 많은 25만4353대의 SM3 차종을 해외에 수출했다. QM5가 11만6770대 판매로 뒤를 잇고 있다.
 
▲ 르노삼성의 차종별 누적 수출 비중(2010년 2월말 기준). SM3가 65%로 베스트셀링 모델인 가운데 QM5가 30%로 뒤를 잇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하반기 발효되는 한국-EU(유럽연합)간 자유무역협정(FTA)의 영향으로 유럽 시장에서 선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칠레 등 남미 지역에 수출하는 SM7를 통해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전략을 한층 강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전했다.